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화영씨가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법인차량 등을 제공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화영씨의 혐의는 뇌물 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쌍방울로부터 여러 대의 법인차량을 제공받아 사용한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화영씨 측은 줄곧 법인카드를 사용한 적 없으며, 차량도 잠시 빌려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이화영씨에게 총 3대의 법인차량을 번갈아가며 제공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쌍방울 부회장이던 방용철씨는 2020년 3월 술자리에서 이화영씨가 "쌍방울에 차 있으면 한 대만 줘봐라"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방씨는 오래된 렉서스 차량을 제공했으나, 한 달 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이유로 카니발 차량으로 교체해주었다고 밝혔다. 이후 이화영씨의 요청에 따라 더 나은 상태의 신형 카니발로 다시 교체해주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도 이화영씨에게 법인차량이 제공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차량 교체 보고를 받을 때마다 "교체해줘라"라고 지시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방울의 또 다른 부회장 A씨는 법정에서 방용철씨로부터 차량을 반납하라는 지시를 받고 오래된 에쿠스로 교체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회장의 매제인 쌍방울 이사 김모씨도 A씨가 에쿠스를 타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메시지를 증거로 제출했다.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에서 김씨는 "그 XX 잡놈인 이화영 때문일거다"라고 답변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화영씨의 휴대폰에서도 쌍방울로부터 제공받은 두 대의 카니발 사진이 발견되었다.
재판 중 이화영씨 측은 방용철씨에게 자신의 차량을 주고, 쌍방울의 카니발을 잠시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화영씨 측이 차량 제공의 일시, 기간, 차종 등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자료도 제시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방씨가 당시 제네시스 EQ900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근거로 차량 교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쌍방울 전 임원의 텔레그램 대화내용이 공개되자 한 시민단체 회원은 “이화영의 범죄사실을 보면 쌍방울은 거의 자기들 것으로 착각했다는 의심이 들 정도”라며, “얼마나 양아치 짓으로 기업을 갈취했으면 전직 임원이 XX 잡놈이라는 표현까지 썼을까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이화영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로써 쌍방울로부터 제공받은 법인차량과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된 의혹이 더욱 명확해졌다.
차 · 일 · 혁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