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지척에 두고 열린 역사적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12일(현지시간) 폐막했다. 31개 나토 동맹국은 이번 회의에 처음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기대와는 달리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관한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종전 뒤에도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장기적인 군사 및 경제지원을 약속했다. 나토 31개 동맹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태평양 파트너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역내뿐 아니라 글로벌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향후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폐막 기자회견에서 "오늘 첫 나토·우크라이나 평의회를 주재했는데, 우크라이나는 이곳에서 나토 동맹국과 동등한 지위에서 협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믿을 만한 조처가 반드시 준비돼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많은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기적 안보보장을 하기로 약속한 것을 환영한다. 이는 종전 후 미래에 러시아의 공격을 막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1개국은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정상회의 첫날 채택한 공동성명 11항에서 "우리는 회원국들이 동의하고 (가입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면 우크라이나에 가입 초청장을 보낼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실상의 '조건부 신속 가입'을 약속했다. 나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후 가입의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확답을 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은 끝내 수용하지 않기에, 정상회의에 초대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31개국은 가입 절차가 개시될 경우 가입 신청국이 거쳐야 하는 절차인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Membership Action Plan)을 면제해주기로 합의했다.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공동성명에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2008년 부쿠레슈티 정상회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 같은 논의 결과에 대해 '중대한 진전', '나토 가입을 향한 명확한 길'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나토 입장에선 MAP 적용을 면제해주는 것 자체로도 적지 않은 배려라
미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 시간) 반란을 중재한 벨라루스가 러시아 바그너 용병그룹을 위해 건설했으나 여전히 텅 비어 있는 기지를 기자들에게 공개했다며 바그너그룹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부대 방문을 주도한 벨라루스 국방부 이념담당 보좌관 레오니드 카신스키 소장은 “우리는 아무 것도 감추지 않는다. 바그너 그룹 누구도 이곳에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자신이 바그너 용병 그룹 반란을 중재했다면서 예프게니 프리고진 대표가 벨라루스로 오고 러시아는 그를 기소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군에 흡수되기를 원하지 않는 바그너그룹 병사들도 벨라루스에 받아들일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지난 6일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프리고진이 러시아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고, 7일 미 국방부 당국자도 같은 취지를 전했다. 카신스키 장군은 기지의 용도에 대해 함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지가 바그너그룹을 수용하는 “장소로 추천된 곳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외신에 적대적인 벨라루스 정부가 외신 기자들을 초대해 평소엔 접근 금지 구역으로 안내한 이유와 바그너그룹이 아직 벨라루스에 오지 않았음을 공개한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군의 최후 저항 거점이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80여 일간의 투쟁 끝에 생포됐던 전직 마리우폴 주둔군 지휘관 5명과 함께 튀르키예에서 귀국했다. 이번 석방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튀르키예를 방문한 후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 지휘관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우리는 튀르키예에서 돌아오고 있으며, 영웅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있다. 그들은 마침내 그들의 친척들과 함께 있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개전 직후 가장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이 곳은 유럽 최대의 제철소 중 하나로, 이곳을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은 정규군, 국토방위군, 자원병과 경찰 등으로 조직되었다. 우크라이나군 2400여명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요새로 삼아 마지막까지 항전했으나 작년 5월 러시아에 함락됐다. 우크라이나군 2000여명의 병사는 결국 투항해 포로로 붙잡혔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튀르키예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중재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사로잡은 우크라이나군
방한 중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8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관한 IAEA 종합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국제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이견은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IAEA의 최종적이고 종합적인 보고서"라며 "한 전문가가 다른 의견을 가졌다고 보도된 걸 봤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모르겠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보고서는 규칙과 기준에 맞게 작성됐다는 것이고 내부 이견은 없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IAEA 보고서가 일본의 요청으로 작성돼 편향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에는 "보고서는 전혀 일본에 편향된 게 아니고 IAEA가 한 일도 일본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본은 자신들의 처리 절차가 국제 안전 규범에 맞는지 살펴봐달라고 IAEA에 요청한 것이고 이것은 오히려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이 언제 방류를 시작하고자 하는지 알지 못한다"며 "일본이 방류 계획을 처음 밝히고 그 계획을 IAEA에 평가해달라고 한 것이 2021년인데, 그로부터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2년이 걸렸고 이것은 매우 긴 시간"이
미국 국방부는 7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는 살상무기인 집속탄을 포함해 고속기동로켓시스템(HIMARS) 탄약 등 모두 8억달러(약 1조412억원)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집속탄은, 모폭탄이 상공에서 터진 뒤 그 속에 들어있던 자폭탄이 쏟아져 나와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 '강철비'라고도 불린다. 무차별 살상 무기로 위력이 엄청나고, 일부 폭탄의 경우 불발탄 비율이 40%에 달해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2010년에는 120개국이 집속탄 사용 및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유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하기도 했다. 미국은 국내법을 통해 불발탄 비율이 1%를 넘는 집속탄의 생산 및 이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해당 법에는 면제 조항이 없지만, 미국의 중요한 국가 이익에 부합되는 경우 대통령이 무기 수출 제한에 관계없이 원조를 결정할 수 있다는 대외원조법 조항을 근거로 해당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
최근 환경단체들은 주요 스포츠 행사장, 유명 관광지, 미술관 등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행사 주최측은 테러나 압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가 아닌 ‘에코 테러리즘’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 수위를 높이며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테니스 대회며 4대 메이저 대회(그랜드슬램 대회) 중 하나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 영국 환경단체인 '저스트 스톱 오일' (Just Stop Oil) 회원들이 코트에 난입해 오렌지색 반짝이 테이프와 직소 퍼즐을 뿌리며 경기를 방해하는 시위를 벌여 체포됐다. ‘저스트 스톱 오일’은 석유 산업을 반대하는 환경단체로 스포츠 경기장에 난입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여왔는데, 지난 4월엔 ‘세계 스누커(당구 경기의 일종) 선수권 대회’에 난입, 당구대에 올라가 주황색 가루를 뿌려 경기를 중단시켰다. 5월과 6월에도 럭비와 크리켓 대회에서 같은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환경단체들의 시위가 점점 빈번해지고 격해지자, 지난 2일 영국은 시위 등으로 교통 통행을 방해한 혐의가 인정된 사람은 최대 6개월의 징역에 처하고, 시위대가 다른 사람이나 물건·건물에 불을 붙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상대방이 원전을 폭파하거나 공격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비방전을 펼치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고를 가장한 방사능 유출 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의 자포리자 원전 공격 계획과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하며 "자포리자에서 점령군 병사들이 위험한 도발을 준비 중이라고 경고했다"하고 "우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이런 상황과 관련해 최대한의 통제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은 작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러시아군에 점령됐다. 이 시설은 작년 9월 원자로 6기 모두가 '냉온 정지'(cold shutdown) 상태로 전환돼 현재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 측이 4일 자포리자 원전의 3번, 4번 원자로 지붕에 '폭발물'을 설치했고, 조만간 이 폭발물들이 기폭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원자로에 손상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러시안 필드'가 3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러시아인 3명 중 1명은 러시아 군부를 향한 반란 이후에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쟁 기간 꾸준히 상승하던 프리고진의 지지율은 반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바그너 그룹 용병들을 이끌고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반란을 일으켰으나, 약 하루 만에 회군을 결정하고 벨라루스로 망명했다. 그의 짧은 반란은 20여년 권력을 유지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최대 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러시안 필드의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29%는 여전히 프리고진을 긍정적으로 본고,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은 약 40%였다. 나머지 응답자는 프리고진의 행동을 잘 모른다고 하거나 견해를 드러내기를 거부했다. 지난달 초 러시안 필드 여론조사에서 프리고진에 대한 지지율은 55%로 지난 2월과 비교해 1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반란 이후의 지지율은 26%포인트 떨어졌다. NYT는 러시아 내 언론의 자유가 제한적이고, 반란 이후 러시아 정부가 프리고진의 인기를 깎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 이래 동부전선에서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 대원 2만100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고 CNN이 2일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이 최정예 부대를 투입한 동부전선에서만 2만1000명을 섬멸하고 8만 명을 부상시켜 10만 명 넘는 사상자를 내게 하는 전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CNN은 “어느 쪽도 사상자를 공개하지 않아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그너 그룹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면서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반란을 일으킴에 따라 러시아군 전력이 크게 약화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반격 공세를 서두를 생각은 없다며 “1m마다, 1km 마다 소중한 목숨을 잃고 있다”며 “인명을 존중하기 위해 신중히 공격하는 자세를 견지하겠다”고 언명했다. 한편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후 주춤했던 러시아는 포격과 야간 드론 및 미사일 공습을 재개해 재차 공격에 나섰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