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失敗) / 사과(謝過)... 그리고 “쌤통”

- '2030 엑스포' 부산 유치는 불발로 막 내려
- “졌잘싸”는 패자의 넋두리에 불과하지만...
- 위선(僞善)과 뻔뻔함으로 실패를 즐기는 무리
- “쌤통” 족속 심판 위에 재도전을 성공으로...

 

 

28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진행된  2030 세계 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부산은 29표를 얻는데 그쳐 119표를 획득한 1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크게 뒤졌다.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받았다...

 

  초조하게 밤잠을 설친 많은 국민이 아쉬워했고, 진행형이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과 허탈감도 비례할 듯하다.

  정부 관계부처(관계자)와 민간 유치위원회가 ‘부산 유치’(釜山 誘致)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들 한다. 국민들의 성원·응원도 엄청났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언제 어디서든 냉정하다. “졌잘싸”는 패자의 위안 넋두리에 불과할 뿐이다.

 

  여러 군데에서 들려오는 ‘실패’의 원인... 정보의 부재를 비롯해서 2차 투표에 초점을 맞춘 득표 전략의 실수 등등이 회자(膾炙)된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보고와 전망이 언론에 계속 거론되면서 국민들 마음의 상처가 더욱 커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반면에...

 

  표결 결과대로, 사전에 판세를 냉정하게 분석했다 한들 어쨌을 텐가. 뒤집을 만한 힘이나 수단이 있었을 거라고? 그냥 도중에 포기했어야 한다고? 결과가 나온 마당에 ‘아무 말 잔치’ 벌여서야...

  “‘평화와 진보’의 비전을 갖고, 인류가 만들어 낸 현재의 성취와 미래의 이상을 담는다”는 게 ‘엑스포 정신’이라지만... 그저 인류 보편의 가치와 행동 양식이 이번에도 변하지 않았다는 교훈을 차분히 되씹는 게 오히려 현명하지 않을까.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

 

  그나마 ‘부산 유치’에 한 표를 던진 스물여덟 나라의 면면은 위안을 가져다준다.  이 나라의 위상과 진로가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史實+事實)을 입증했다면 너무 나간 걸까. 그런데...

 

 

  그날 밤, 밤잠을 설치며 어느 누구보다 초조해했을 족속들도 있었지 싶다.

  ‘투표 결과’를 확인하곤, 만세를 외치며 환호작약(歡呼雀躍)·박장대소(拍掌大笑)... 아니 거실 바닥을 떼굴떼굴 구르며 좋아서 어쩌지 못했을 수도 있다.

  “고것 참 쌤통일세!”... 지금도 여의섬 ‘민이(民異)의 전당(殿堂)’ 화장실에서는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해 애쓰는 “크〜읔” 소리가 들릴지 모른다.

 

  그저 뻔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대성통곡(大聲痛哭)하며 땅을 치고 분함을 토했을 게다. 이리저리 들이박으며 ‘막말 대잔치’를 벌렸기 십상이다.

  “국제사회가 미쳤다. 검찰 독재에 맞장구를 치다니...”

 

  웃자고 하는데 죽자고 덤비진 말자. 그럼에도 틀리지 않을 지적이라며, 동의·공감하는 ‘읽는 분’들이 꽤 여럿일 거라고 확신한다. ‘경험에 의한 학습’이 쌓였으니 당연하다만 서도. 아무튼...

 

  저들은 매우 ‘바람직한 결과’를 맞아 ‘표정 관리’와 함께, X이라도 씹은 듯 자못 근엄하게...

 

“비록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가덕도 신공항, 광역 교통망 확충 같은 남은 현안 사업들이 중단 없이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다”(이O명 대표)

“엑스포 유치를 위해 모아주신 열정은 부산의 희망이 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초석이 될 것”(권O승 대변인)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이제는 혈세 낭비하는 해외 관광 그만하라”(정O호 의원)

“우리나라 외교 역사에서 이렇게 큰 표 차이는 없었다.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박O준 의원)

“무능의 극치”(O국 전 법무부 장관)

 

  ‘부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래 저들이 무슨 힘을 보탰나, 특별히 기여한 게 있나. 그나마 방해하지 않았으면, 그게 도와준 거라고?

  우리말에는 ‘위선’(僞善) 또는 ‘뻔뻔함’이란 단어가 있다. 저런 경우에 쓴다고 고등학교 어간에 배웠다. 그러나...

 

 

“엑스포 유치를 총지휘하고 책임을 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린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 저 역시도 96개국 정상과 150여차례 만났고, 수십개국 정상들과 직접 전화 통화도 했지만, 민관에서 접촉하며 저희가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 이 모든 것은 전부 저의 부족...”

 

  남 탓과 핑계 없는 깔끔한 사과(謝過)... 정작 ‘부산 유치 성사’에는 많이 못 미친다. 대신에 그나마 인정할 만한, 진정성이 돋보인 처신이라는 게 저잣거리의 평가란다. 어디선가 본 글귀다.

 

  “하늘이 낮아 머리 숙이는 게 아니다. 허리 굽혔다고 비굴한 건 아니다.”

 

  ‘2030년 엑스포 유치전’은 여러 사연과 뒷얘기를 남기고 마무리됐다. 비록 ‘실패’였지만, 부수적인 성과도 있었다고 한다. 한 번의 도전으로 원하는 걸 다 이룰 수 있다면, 세상은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도전은 계속된다.

 

“부산은 전 세계에서 역량과 잠재력을 인정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2035년 세계 박람회 도전을 검토하겠다... 재수, 삼수를 하더라도 반드시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부산시장과 부산시 간부들의 결기가 넘친다. 물론 부산 시민, 그리고 많은 국민들도 그럴 것이다. 다만...

 

 

  우선, 솔직하고 낮은 자세로 위선뻔뻔함을 깨부수자. 이 나라, 1948년 건국된 대한민국이 잘되면 자신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쌤통” 족속들을 단호하게 심판하자.

 

  그 바탕 위에 도전이라면, 성공을 확실히 담보할 수 있을 테니...

 

  “모든 기회에는 어려움이 있다. 모든 어려움에는 반드시 기회가 있다.”

 

  李 · 斧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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