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는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우(愚)를 삼가야

- 촛불정신 핑계 대듯 과거 전철 답습해선 안 돼
- 굽은 그림자를 고치려면 굽은 몸을 바로 잡아야
- 공정과 상식을 가진 보통사람들을 항상 기억할 것

 

수주대토(守株待兎)란... 자신의 좁은 식견만 믿고 아둔하게 구는 경우를 뜻하는 말이다.

 

지도자는 자신들의 결심에 기초하여 선거에서 제시한 공약을 정권의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시행해서는 안된다. 선거에서 재원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없이 득표만을 위해 제시된 섣부르기 짝이 없는 공약의 폐기는 간혹 있을 수 있지만, 가치가 있는 공약이라도 시행은 반드시 법과 절차를 거치고 민의를 수렴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선거에서 간발의 득표율 차이로 승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어떤 착각에 사로잡혀 안 될 일을 고집하는 우둔(愚鈍)의 수주대토(守株待兎)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 된다. 또한 승자라도 법과 절차에 따라 민의를 수렴하는 과정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결심에 따라 정책을 시행해서는 안 된다는 투표에 숨어 있는 진의를 잊은 듯하다.

 

가치관이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선거에서 제시된 어떤 공약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시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공약의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이유 및 비용 대비 효과 등의 구체적인 수치의 제시 없이 지시 한마디로 공약이 선택적으로 집행되는 사례도 많은 것 같다. 마치 이전 정권에서 아집과 독선으로 정책을 시행하면서도 촛불정신이라는 해괴망측의 핑계를 댄 것과 같은 이치다.

 

 

황석공(黃石公)이 장량(張良)에게 주었다는 소서(素書)에는 “위태하기는 의심하면서 맡기는 것보다 위태한 것이 없고, 패망하는 원인은 사사로움이 많은 것보다 더한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통치자는 의심하지 않으면서 맡길 수 있는 인재를 찾다보니 사사로움의 인재를 찾는지도 모른다.

어느 시대에나 통치자와 사사로운 인연으로 아첨과 참소로 관직을 구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체로 이들은 말을 화려하게 하지만 생각은 얕고 사실보다 꾸밈에 더 신경을 쓰는 달변인 사람이 많았다. 더군다나 탐욕이 성실한 능력이고 망언이 강직한 절조라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지도자는 사사로움이 나라를 패망의 길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말은 단순하지만 생각이 깊고 꾸밈보다 사실에 더 신경을 쓰며, 달변보다 눌변이지만 지혜로운 사람을 써야 하는 것이다. 이러하지 못하다면 과거의 잘못된 전철을 답습하는 수주대토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은 “몸은 바른데 그림자가 굽을 수 없고 상류가 맑은데 하류가 어지러워질 수 없다.”는 점을 한시도 잊지 말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야한다. 스스로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는다면 “개는 주인을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대통령 주위에는 녹봉 등의 사욕만을 구하는 자들로 가득할 것이다.

 

 

“몸의 굽은 그림자는 몸이 굽은 것을 바로 잡을 때 바로 된다.”는 말이 있듯이 지도자로서 스스로가 언제 어디서나 모든 일에 부지런하며 바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래야만 수주대토(守株待兎)하지 않고서 개혁을 이루고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국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남길 것이다.

 

이러한 평가도 지도자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늘 동일한 잣대의 공정과 상식의 상념을 가진 보통의 사람들이 한다는 것도 마음에 새겨야만 한다.

 

채 · 시 · 형 (蔡時衡)  <자유기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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