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르포] 일·북정상회담, 납치문제 해결이 관건

- 김여정의 배수진, ‘장애물 놓지 않는다면 언제든 가능’
- 일국(一國) 넘은 국제사회의 공통과제로 지렛대 삼아야

 

오늘은 일본과 북한이 진행중인 납치피해자 문제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저희가 지난번에 이산가족 문제를 다루면서 일본과 북한의 협상에 대해 언급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사실 이 문제는 2002년에 열렸던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정상회담에서 일단락된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 후 일본에서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고 북한으로서는 선대의 결정을 명분없이 뒤집을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서로간에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도 일본과 북한의 협상이 좋은 지렛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면밀히 지켜봐야겠는데요. 현재로서는 약간의 희망은 있지만 그렇게 낙관적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일본과 북한 모두 자국민들의 관심과 당국 스스로 원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 차원에서 협상이 급진전될 수도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일본 납치피해자의 문제는 가장 많이 발생했던 1970년도 이후 그렇게 국내적으로 이슈가 되지를 못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과 이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많은 노력을 거듭한 결과, 2002년 9월에 정상회담이 이루어졌고 일본으로서는 국가적 책무로 부상하게 되었는데요. 북한은 오늘 이 시간, 일본과 북한에 진행중인 납치피해자 문제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일본 납치피해자 문제를 언급할 때 가장 크게 화두가 되는 것이 바로 2002년 9월에 있었던 일본과 북한의 정상회담인데요.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시죠.

 

- 2002년 9월, 고이즈미 당시 일본 총리는 평양에 방문해 김정일과 제1차 일북정상회담을 가졌고, 김정일은 공식적으로 북한이 납치에 관여했다는 점을 처음 시인했습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정상회담의 합의를 통해 북한에 생존해 있던 5명의 납치 피해자들이 24년 만에 일본에 귀국하게 됩니다.

 

김정일은 회담 당시 고이즈미 총리와 대담에서 납치의 목적은 북한의 공작원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고 남한에 침투할 신분을 훔치기 위해서였으며, 납치 사건은 영웅주의에 빠진 일부에 의해 일어난 사건이고, 김정일 본인이 알고 난 후로 관계자들은 처형 및 수감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2004년 제2차 일북정상회담을 통해 납북 피해자 5명의 북한에 남아있던 가족들이 일본으로 입국했습니다.

 

 

현재까지 일본 정부가 인정하고 있는 납치 피해자는 17명이며, 이중 앞서 언급한 5명은 귀국,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해선 북한에 생존해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지속적인 진상규명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지금까지 873명의 실종자를 납치의 가능성이 있는 사안으로 규정하고 있고,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북한의 주장은 수용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2. 일본으로서는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일까요.

 

-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망했다는 대상자들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젊은 나이에 가스 중독, 교통사고, 심장마비, 혹은 자살로 인한 죽음이며 피해자의 죽음을 증명할 만한 유해 및 사망 증명 서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보낸 2명분의 유골은 감정 결과 DNA가 일치하지 않았으며, 사망 확인서는 2002년 일본 정부 조사단의 방문 시 급히 작성되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납치 피해자의 상징적 존재인 요코타 메구미의 사인에 대해 일본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심지어 생존해 있다고 주장하는 점입니다.

 

3. 일본과 북한이 주장하는바가 첨예하게 다른데, 이렇게 생각하는 것에도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앞서 말씀드린대로 심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납치피해자의 상징적 존재인 요코타 메구미는 어린나이에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납치가 되었는데요. 열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배안에 꼼짝 못하게 묶여 압송되었다는 증언도 있었죠.

 

이런 메구미가 딸아이까지 낳고도 정신병으로 사망했다는 것을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거기에 가족을 지원하는 단체들이 북한내부와 연계하여 살아 있다는 정황들을 계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것도 큰 이유라고 봅니다.

 

4.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일본과의 협상에 대해 성명을 발표했었죠. 그 내용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여정이 발표한 성명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이 시대착오적인 적대의식과 실현불가한 집념을 용기있게 접고 서로를 인정한 기초우에서 정중한 처신과 신의있는 행동으로 관계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라고 말하면서, “과거가 아니라 앞을 내다볼 줄 아는 현명성과 전략적 안목, 그리고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의지와 실행력을 가진 정치가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고 력사를 바꿀 수 있다.  일본이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하여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랍치문제를 량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리유가 없을 것이며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수도 있을 것이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성명의 핵심은 납치문제를 회담의 전재조건으로 강요하지 않으면 언제든 가능하다는 메시지로 읽혀집니다.

 

 

5. 일본과 북한의 납치문제가 우리 한국에 주는 시사점과 앞서 지렛대라고 표현하셨는데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요.

 

- 납치문제는 일국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일본과 북한의 협상과정에서 북한의 저의들이 확연히 드러나게 되겠죠.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좋은 증거가 될 수 있고, 한국으로서도 미완의 문제들인 국군포로, 납북자, 역류된 선교사들의 구명운동을 가속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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