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르포] 국군포로·납북자, 그리고 이산가족들의 소망

- 유엔이 말보다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
- 일본과 북한의 협상을 지렛대로 삼아야

 

우리는 얼마 전 민족의 명절인 설을 보냈는데요. 북한도 마찬가지로 설 명절을 우리와 비슷하게 보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항상 이 같은 명절 때에는 가장 안타까운 것이 이산가족들의 아픔일텐데요.

 

이산가족의 범위에는 국군포로, 납북자, 실향민, 그리고 탈북인들의 아픔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가족과 헤어져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런데요. 특히 가족들의 생사조차 모르는 이산가족들은 그저 북쪽만 바라보며 차례상을 올리고 건강과 건승을 기원할 수밖에 없는데, 앞으로는 이산가족에 대한 북한과의 협상이나 접촉이 더욱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아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사실 지난 정부 때에도 금강산에 이산가족의 상시상봉을 위한 장소도 마련하고, 화상을 통해서라도 만날 수 있도록 한다는 거창한 계획들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시험적인 사례 외 정식 상봉들은 제대로 시도해보지도 못하고 끝나고 말았었죠. 지금부터는 이런 시도조차 하기 힘든 과정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국제적으로도 보다 진전된 조치들을 만들어 나가야하는 책무가 대한민국 정부와 국제사회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북한은 오늘 이 시간, 시대의 아픔인 이산가족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한번 찾아보도록록 하겠습니다.

 

1.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인 두 개의 국가라고 하고 협상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않겠다고 했는데요. 이런 분위기에서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접근이 가능할지 의문이 듭니다.

 

- 그렇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라고 하겠습니다. 일단 향후 얼마동안은 남북한이 서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조차 어려울 것으로 예상이 되구요. 우리가 원하는 이산가족 문제, 특히 국군포로, 납북자, 그리고 억류된 선교사들에 대한 송환문제, 이산가족들의 상봉 등 산적한 문제들에 접근조차 쉽지가 않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지금까지는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노력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이제는 이를 국제사회와 호흡을 맞추는 방향으로 적극 전환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보여집니다.

 

 

2. 국제사회와의 호흡도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결국 유엔을 통한 방법 외 다른 해결책은 찾기가 쉽지 않겠죠?

 

- 유엔을 통한 시도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의 시도인지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유엔에서 해왔던 방식으로는 진전을 해나가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에 요구하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아동이나 의료, 해외 노동자의 파견 등등 북한으로서는 꼭 필요한 일들인데 이것은 지금까지 일방적인 지원의 영역이었지 협상의 영역은 아니었거든요. 이제는 북한도 무언가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어야한다는 상호주의를 보다 철저히 강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3. 일본도 자국의 납치 피해자 문제로 북한과의 협상을 원하고 있고, 북한으로서도 일본의 도움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인데 이런 분위기를 잘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을까요.

 

-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일본과 북한의 협상은 한참 물밑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다만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어 나가야하는 문제에 있어 난관들은 얼마든지 존재한다고 봐야겠죠. 일본과의 협상의 핵심은 김정일 시대 납치피해자 문제가 종결되었다고 했는데 이를 번복한 뒤 그 후과에 대해 북한당국이 얼마나 준비를 할 수 있으며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일 겁니다. 북한으로서도 만만치 않은 고민거리라고 생각됩니다

 

4. 현재 북한에 억류된 선교사들이나 납북자, 국군포로 분들의 상황들은 전혀 확인이 되지 않고 있죠. 이분들의 연세들도 많을 텐데 참으로 걱정입니다.

 

- 625 전쟁 당시 납북된 전시납북자와 국군포로 분들 같은 경우는 1950년도 당시 20세로 본다면 지금은 거의 90세가 넘은 상태입니다. 북한주민들의 평균 생존연령이 65세 정도라고 하는데 살아계실 확률이 거의 희박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그분들이 생전 북한에서 둔 자녀들이 있다면 2세, 3세의 문제가 남은 것이죠. 나머지 억류된 선교사 분들은 거의 모두 구금상태에 있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건강상태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북한의 교화소나 관리소는 대부분 강제노역에 동원되기 때문에 부족한 영양상태에서의 노역은 그야말로 죽음의 문턱에 서있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5. 앞에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산가족 등의 문제에 개입해야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요.

 

- 이건 유엔의 의지의 문제라고 봅니다. 얼마든지 당장 실행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올해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에서 1년간 조사한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지 10년째 되는 해입니다. 당시 유엔 보고서에는 북한인권문제,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있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적극 나서야한다는 취지의 내용들이 포함되었거든요. 그때부터 조금이나마 행동에 나섰다면 지금쯤은 상당히 달라졌을텐데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커다란 벽이 있더라도 계속 두드리면 변화가 온다고 확신합니다. 중국과 러시아도 변하기 마련입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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