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전사들의 투혼, 끝까지 최선 다하길

- 호주 꺾고 4강 진출, 요르단과 재격돌
- 손흥민의 리더십과 인성이 돋보이는 아시안컵

 

태극전사들의 맹활약으로 아시아의 떠오르는 강호 호주를 꺾고 대한민국이 4강에 진출했다. 9년 전 2015년 1월 31일 호주 시드니 선코프 스타디움 그라운드에 누워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꼈던 당시 손흥민 선수는, 이날 태극전사들의 맏형으로 주장이라는 책무를 힘겹게 수행하며 타고난 리더십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당시 시드니 결승전에서 대한민국은 연장 혈투 끝에 1대2로 패배했었다. 2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출전했던 손흥민 선수는 경기 후 “우리는 아직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게 많다. 경험을 쌓아 다음을 잘 준비하겠다”고 스스로를 다그친 바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인 호주는 23위인 한국보다 아래지만, 떠오르는 아시아의 강호로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역대 경기 중 28전 8승11무9패를 기록해 이번 경기도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었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번 경기가 9년 전과 거의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되었다고 평가한다. 호주의 밀집수비에 막힌 한국은 결정적인 한골이 아쉬운 상황에서 연장전까지 가야했다.

 

연장전을 이끌어낸 선수는 다름 아닌 대한민국 주장 손흥민 선수였다. 평소 돌파를 시도하다 무리라고 생각되면 동료에게 패스를 내줬던 것과 달리, 골라인 쪽으로 밀고 들어간 손흥민 선수의 발을 호주 수비수가 건드리며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키커로 나선 선수는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었다. 페널티킥의 성공으로 동점을 만들어낸 한국은 9년 전처럼 또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 전반 14분 황희찬이 과감한 드리블로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가던 순간, 호주 수비수이 발에 걸리며 프리킥 기회가 왔다. 공 앞에는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이 함께 섰다.

 

누가 슛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손흥민이 오른발로 공을 감아 찼고, 이 공은 호주 수비벽을 넘어 골대 왼쪽으로 날아갔다. 호주 골키퍼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몸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2-1. 드디어 역전이었다. 관중석에서는 태극기를 흔들며 연신 ‘손흥민’을 외쳤다.

 

연장전 막판에 호주는 수비에서 벗어나 총공격으로 나섰으나, 정확도가 떨어지며 경기는 그대로 2대1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났다.

 

이제 경기는 결승까지 두 경기가 남았다. 무승부로 비겼던 요르단과 4강에서 만나지만, 요르단을 넘으면 이란과 일본, 카타르와 우즈벡전의 승자와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가장 소중한 인상은, 바로 주장 손흥민 선수의 리더십과 인성이라고 축구팬들은 평가한다.

 

 

우선 팀 주장으로서, 개성이 강한 젊은 선수들을 다독이며 팀이라는 용강로에 모두 녹여 필드에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게 하는 것이 바로 주장의 역할이다. 이 역할을 손흥민 선수가 탁월하게 수행하고 있는 샘이다. 거기에 더해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나 심판 등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는 것을 잊지 않는 손흥민 선수의 인성이 돋보였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주장 손흥민과 불굴의 열정을 가진 태극전사들을 보유한 나라다. 우승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은 이미 승자(勝者)임에 틀림없다.

 

이 · 상 · 만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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