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난수(覆水難收)와 우생마사(牛生馬死)

- 내허외식(內虛外飾)의 국정운영 지양해야
- 난국(難局)에는 감성 아닌 이성의 판단이 중요

 

복수난수(覆水難收)라는 말은, 강태공과 마씨 부인 사이에 있었던 것을 동진의 왕가가 습유기(拾遺記)에 기록한 것이다. 강태공의 부인인 마씨는, 제나라 제후로 봉해지기 전에 공부만하고 생계를 돌보지 않는다고 태공을 떠났다가 제후로 봉해진 후에 재결합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태공이 마씨 부인에게 "항아리의 물을 엎질러버리고 다시 담아보라 하면서, 그대는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면 재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기 어렵다." 하였다. 이것이 복수난수이다.

 

가정에서는 가장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판단이 간혹 가정을 파탄의 위기로 몰아넣는다. 또 회사에서는 마찬가지의 판단이 간혹 회사를 혼란의 위기로 몰아넣는다. 또한 국가에서는 지도자의 판단이 간혹 국가를 존망의 위기로 몰아넣는다. 그래서 가정에서는 가장이 배우자와 협의를 하고, 회사에서는 사장이 이사들과 협의를 하고, 국가에서는 지도자가 국무위원과 협의를 한다.

 

 

가정보다 회사, 회사보다 국가에서는 어떤 판단을 하는데 있어서, 데이터에 기초한 수리적 해석을 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치우침이 없이 이성적으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치 장수가 분노로 군사를 일으키고 흥분해서 병사를 진격시키지 않고, 이득이 있으면 진출하고 이득이 없으면 퇴각을 하는 이성적 판단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과 같다.

 

근간에 있었던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활동을 보면, 지도자가 전문가의 수리적 해석에 기초한 정보를 제대로 보고받았는지 의문이다. 전문가의 보고는 무시된 채, 관료의 내허외식(內虛外飾)의 보고에 감성적 판단만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많다.

 

예전에 우리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대책을 세우지 않아, 이웃나라 일본으로부터의 일방적 무역보복에 큰 고통을 겪었던 일이 있었다. 그 후에 정부는 반도체산업과 관련된 소재, 부품, 및 장비의 연구개발 및 외국의존을 줄이고자 하였지만, 소요된 비용에 비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그 당시 총체적 난국의 상황에서 전문가의 의견이 무시된 채, 말로만 하는 허장성세(虛張聲勢)로 일관하다가 너무나 큰 대가를 지불하였는데, 복수난수를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막심하다.

 

난국의 상황에서 현명한 지도자는,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 국민에게 호소하여 일을 해결하지만, 아둔한 지도자는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국민을 선동하여 일을 망친다. 간혹 보면 모든 일은 실패에 따른 철저한 원인분석이 먼저인데, 일순의 책임모면을 위한 언행을 일삼다가 또 다시 일을 망친다. 마치 강한 물살에 떠내려갈 때에 말은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다 죽고, 소는 물살을 따라 헤엄쳐서 산다는 우생마사(牛生馬死)을 잊고서, 허둥대며 고식지계(姑息之計)를 일삼다 일을 망치는 것이다.

 

 

지도자가 유연한 사고를 가지지 못하고, 옹졸하게 자신만의 원칙을 지킨다는 자존심을 부리는 동안 국민은 더 큰 고통을 겪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반복되는 실정에 기초한 국정운영으로는 권력이 사라진 후일에, 지금 국민이 겪는 고통을 그대로 본인이 겪게 된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의 <천명편(天命篇)>에 나오는 맹자(孟子)의 말씀 중에, “순천자(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는 말을 한번 새겨보았으면 한다.

 

채 · 시 · 형 (蔡時衡)  <자유기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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