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9년 프랑스 혁명이후 갑자기 인간의 이성이 종교가 되었다. 문명적으로 소외되었던 독일과 자격지심의 러시아로부터 창궐했던 좌익 사상가들의 인류사와 인간개조 노력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좌충우돌하다가 결국 소련이라는 공산전체주의로 귀착했다. 그러나 이 공산전체주의 제국도 100년이 채 되지 않는 역사속에서 내부모순으로 인해 멸망했다.
하지만 공산주의 사상가들의 역사적 흔적은 아직도 수많은 연구과제로 남아있으며, 민주주의의 한 기형으로 21세기에도 사상적 변이과정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도 마르크스, 레닌, 스탈린, 모택동의 사상집들은 여전히 좌익지식인들의 서재에서 보물단지로 취급받고 있다.
필자는 공산주의 이념으로 이어졌던 허무주의와 무정부주의 시대에 출판된 도스트옙스키의 소설 <악령>이 묘사하는 위선과 기만, 사기와 거짓에 기반한 반인륜적인 악마적 선택에는 별다른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그 당시는 혁명가 교리문답이 통용될 수 있었던, 지금으로부터 2백년전의 극단적인 이념대결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첨단기술 시대인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창궐했던 소위 문재인 주사파 정권은 짐짓 이념적으로는 설명이 되질 않는데, 뭔가 희한한 이념의 기형아들로 그 악령적 작태는 가히 치명적이었다. 닥치고 대한민국을 자살케 만드는 여적죄와 체제파괴행위는 천신만고 끝에 국민의 현명한 선택으로 막았다. 그러나 정권교체 이후에도 反대한민국적 독극물을 뿜어내고 있는 거대야당 대표의 저질스럽고 교활한 행태는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다.
필자의 유학시절인 1990년, 소련이 멸망하는 것을 유럽에서 지켜보았다. 영국의 도제시스템과 같은 박사과정은 지도교수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지도교수의 역량으로 휘하의 박사과정 학생들 성패가 100% 갈려진다. 1989년 소련은 극심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었고,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정책이 소련체제를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측은 일반학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 관료제도와 정치체제를 연구하는 교수들과 그 휘하의 박사과정학생들은, 소련제국의 몰락가능성 자체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었다. 그러다가 소련 멸망이 현실이 되자 한 유명 좌익교수는 충격으로 앓다가 6개월만에 사망했다. 그리고 그 밑에 있던 3명의 박사과정 학생들은 모두 연구활동을 단념하거나 포기했다. 필자의 눈에는 비록 그들이 좌익사상 연구가들이었지만, 신념과 학식을 갖춘, 나름 인정할만한 원칙과 규칙을 가졌던 지식인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1990년 소련 멸망이후, 좌익에서 전향한 운동권지식인들이 제법 많았다. 이들은 당시 PD계열로 불렸는데 그래도 좌익사상에 기반한 투쟁원칙과 규칙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상당한 학문적 기반도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북쪽의 김일성 민족을 추종하던 주체사상파였던 NL계는, 소련이라는 좌익본진의 소멸이란 충격에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PD계와의 주도권경쟁에서 압승해, 대한민국 좌익운동권의 헤게모니를 완전히 틀어쥐었다.
좀 우스운 평가지만, PD계열에는 서울대출신 비중이 높았다. 반면 NL계는 지방대 비중이 훨씬 높았다. 전향한 PD계 인사들은 NL계는 사상이나 이념보다는 현상과 현장을 장악하기 위한 기형적 게릴라전술에 능했고, 일반적인 좌익들의 기만적인 선동, 선전양태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상상을 초월하는 비열한 수단과 방법으로 좌익조직들을 장악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동맹보다 민족이 앞서며, 새는 좌와 우 양 날개로 난다고 믿고 싶었던 정치적 낭만주의자 YS는 주사파들을 대거 제도권에 진입시켰다. 그리고 YS의 몰락을 틈타 들어선 좌파 DJ정권에서 주사파들의 의회진출은 현저히 늘어났다. 노무현 정권이후 주사파는 야당인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했다. 그 결과 북한과는 생명공동체이며, 중국과는 운명공동체라고 천명했던 문재인 주사파 정권을 창출시켰다.
천우신조 끝에 평양이 낙점했던 더불당의 이재명을 누르고 윤대통령이 들어섰지만, 소위 개딸들이 동조하고 얼빠진 국민들의 측은지심이 발동하면, 뜬금없는 이재명의 단식 사기극이 또 한번 대한민국과 윤대통령을 흔들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서양사를 기반으로 하는 마르크스-레닌이즘과, 중국의 천하질서 속 5천년 후흑 (厚黑)의 권력사를 바탕으로 하는 마오이즘은 사상적 차이가 크다. 한마디로 레닌과 스탈린의 통일전선 내용보다 마오의 통일전선 내용이 훨씬 거칠고 야비하다. 민족해방이 이뤄질때까지 적대세력을 이용하고, 개딸이라는 홍위병을 양산해, 진영관리를 해 나가는 주사파의 통치패턴은 마오의 통일전선과 판박이다.
죄경화된 언론을 등에 업고 사회와 정치를 동일화시키는 주사파의 전략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거대야당의 입법독재와 행정방해는 건전한 사법부의 개입으로 막아설 수 있지만, 사법부도 오염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진실과 사실에 목숨걸어야 하는 지식인들도 좌경화되거나 이재에 눈먼 지 오래다. 좌파정권에서 요술봉 역할을 했던 과거사진상조사위와 민주화운동보상위는 우파정권이었던 MB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 수많은 反대한민국 세력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도록 만들었고, 수천억원의 보상금으로 좌익 관변시민단체들을 양성토록 만들었다.
그 결과 촛불혁명과 적폐청산의 미명아래 MB와 박근혜 대통령은 감옥으로 갔다. 결국 자신들의 발등을 스스로 찍은 것이다. 이런 실제상황에서 실용보다 대한민국 정체성과 이념이 더 중요하다며 윤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그리고 공산전체주의 반국가적 집단들과 협치나 통합은 없다고 외쳤다. 이같은 윤대통령의 입헌적 법치주의에 맞서서, 제정 러시아말기 요승 라스푸틴처럼 거대야당의 대표인 이재명이 또 희한한 요술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시민사회가 내려앉고 사회와 정치가 동일시되는 문명과 이념, 체제와 생존이 위협받는 총체적인 “민주적 자연상태”(Democratic State of Nature)에서 이제 대한민국이 믿을 것은, 윤대통령과 자유애국시민 그리고 인류사의 안과 밖을 내려다보는 역사의 신 밖에 없다.
현 시기 대한민국 집권여당의 최고 덕목은, 공산전체주의 세력의 의회진출을 차단하고 대통령의 성공적 국정운영을 완수토록 하는데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 · 량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