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에 맞선 나무

- 작은 벌레 상흔으로도 꺽이는 아름드리
- 자랑과 뉘우침의 엄청난 차이, 인식해야
- 정의에 맞서 역사의 진보 가로막아선 안 돼

 

얼마 전에 친구들과 오랜만에 산을 등정한 일이 있다. 산 정상이 얼마 남지 않은 길을 가는데 여기저기 큰 나무들이 꺾여서 쓰러져 있었다. 그 거목이 꺾여서 쓰러진 나무둥치 부분에는 모두 벌레에 의한 조그마한 상흔들이 보였다.

 

아! 저 나무가 비바람에 맞서다 조그마한 벌레에 의한 상흔도 견디지 못하고 꺾여서 쓰러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아름드리나무로 크기 전까지는 비바람에 맞서지 않아도 되어 조그마한 벌레에 의한 상흔에는 견디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름드리나무로 크고 나서는 함께 할 주위도 없이 홀로 우뚝하게 솟아 있어야 하기에 비바람에 맞설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에서 조그마한 벌레에 의한 상흔에도 아름드리로 큰 나무는 비바람에 맞서지 못한 채 나무둥치가 꺾여서 쓰러진다.

 

채근담(菜根譚)에 “驚奇喜異者(경기희이자) 無遠大之識(무원대지식) 苦節獨行者(고절독행자) 非恒久之操(비항구지조)「기이한 것에 놀라워하고 이상한 것을 즐기는 자에게는 원대한 식견이 없는 것이고, 괴롭게 절개라며 세상과 맞서 홀로 외롭게 행하는 것은 영원한 지조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듯이, 고위층 인사가 허상의 가공된 인품으로 잠시는 주위로부터 존경을 받았지만, 그가 신고 걸어온 신발은 모든 것을 알고 있기에 숨길 수 없다.

그래서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사람들은 그가 신고 걸어온 신발을 보고 가공된 인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허물을 알기에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지위가 주어져도 사양을 하고 세상의 정의와 맞서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일부는 남들이 직을 맡기에는 너무 큰 허물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매우 열정적으로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온갖 논리로 변명하면서 세상의 정의와 맞선다. 마치 당랑거철(螳螂拒轍)과 같이 세상의 정의와 맞선다. 물론 세상의 정의와 맞서서 일순도 이기지 못한 채 스스로 탄식하며 무너져 간다.

 

채근담(菜根譚)에 “蓋世功勞(개세공로) 當不得一個矜字(당부득일개긍자) 彌天罪過(미천죄과) 當不得一個悔字(당부득일개회자)「세상을 덮을만한 큰 공로도 ‘자랑’ 한 글자를 당하지 못하고, 하늘에 가득 찰만한 큰 죄과도 ‘뉘우침’ 한 글자를 당하지 못하느니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어떤 공로도 자랑하는 마음이 앞서면 수포로 돌아가고, 어떤 허물도 진심으로 뉘우치면 용서를 받게 되는 것으로 정직이 최선의 방책임을 말한다.

 

하지만 과거에만 아니라 현재에도 존경을 받아왔던 인물들이 허상으로 가공된 인품을 숨기기 위해 세상의 정의와 맞서다 무너져 오명만 남긴 자가 많이 있다. 순천(順天)은 잊은 채 이스카리옷 유다가 은화 30냥의 탐욕을 이기지 못하고 예수님을 팔아넘겼듯이, 비바람에 맞선 나무와 같이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탐욕에 염치도 없이 오두방정을 떠는 자가 있다. 이들은 자신의 삶을 일순에 물거품으로 만들뿐만 아니라 언론매체에 핏빛의 주홍글씨로 등장한다.  물론 이런 사람과 어떤 인연을 가지고 살아오면서 회자정리가 이루어지지 못한 사람에게도 크게 마음을 상하게 하는 폐해를 입힌다. 이런 것을 보면 진보가 되어야 할 역사가 늘 되풀이 되는 듯하다.

 

 

비바람에 맞서는 나무는 작은 벌레에 의해 꺾여서 쓰러지고, 세상의 정의에 맞서는 자는 자신의 허물에 의해 무너진다.

그러니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큰 책임이 있는 공적인 공익의 자리를 맡고자 하는 자는 이를 한번 마음에 새겨보았으면 한다.

 

채 · 시 · 형(蔡時衡)  <자유기고자>  

 

              ※ 초청시론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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