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를 떠나는 마지막 날도, 떠난 뒤 양산 사저에서도 뭔가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있다는 뉴스가 여러 미디어에 등장하고 있다.
“조용히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것을 들은 우리의 귀를 의심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말한 자를 의심해야 할 것인지 아주 혼란스럽다. 평등·공정 및 정의를 시작으로 해서 지금까지의 위선 쇼에도 무엇이 부족하고 또 무엇이 아쉬워서 그러는지 참으로 의아스럽다. 인간적인 도리로 봐서도 새 대통령의 취임식날은 새로운 무대가 꾸며지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을 알리는 것인데, 떠나는 사람이 무슨 미련이 그리도 많이 남아 주인공을 하고 싶은지 놀랄 따름이다.
진정한 주인공은 서부영화의 총잡이와 같이 정의를 실현하여 평화를 정착시키고서 황혼에 말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소나기도 한나절을 넘기기 어렵고 센 바람도 하루를 넘기기 어렵다. 그런데 한나절 하루가 아니라 그간 5년이나 불결실(不結實)의 허상에 매진하였으며, 보편적 상념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국가의 기강을 무너뜨려왔다. 이미 그 잘못은 온 땅을 온전히 가리고도 남으며 온 하늘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노자의 도덕경에 ”까치발로는 오래 서 있지 못하고, 가랑이를 넓게 벌리고는 멀리 가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위선의 쇼는 길게 할 수 없는 것이다. 세계적 공연장의 유명한 쇼도 길어야 두어 시간 남짓이다. 그리고 유명한 쇼의 주인공은 기립한 관객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떠나면서 조용히 감사의 뜻만을 전한다.
그런데, 의전비서관이라는 직책에 있었던 누군가도 허공에 가방을 던지는 쇼 아닌 쇼를 하는가 하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왔는지는 몰라도 비서실장과의 쇼파 쇼는 또 국민의 염장을 지르고 있다. 이를 보는 국민들은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웃음이 저절로 터져 나올 것이다.
국민의 요청이 없는데도 스스로 쇼를 보여주겠다고 나서지만, 재미가 없는 탓인지 위선의 쇼에 국민은 흥미를 잃고 새로이 꾸며진 무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주인공을 맞으러 이미 일어서서 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보기가 싫은 쇼, 그만둘 수는 없는지?”라고 묻고 싶어 하는 국민이 많다. “조용히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면서 내려간 그 자리에서 마저 쇼를 해야만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불가다.
도덕경에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아니하다”는 말이 있듯이 이쯤에서 지금까지 위선의 막장극에 족함을 알고 그칠 줄 알았으면 하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바람이다.
이제 새로이 꾸며진 무대에 새롭게 등장한 주인공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극복하고 다시 시작할 것인지를 알고 싶을 뿐이다.
채 · 시 · 형(蔡時衡) <자유기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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