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이기심

- 이기적인 너무나 이기적인 타락한 인간들의 모습..
- 이기주의와 정치적 부패를 질타했던 마키아벨리

 

현대철학의 문을 열어젖힌 천재 철학자 니체 (Fridrich Nietzsche)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은, 시인, 음악가, 심리학자, 계보학자, 문화비평가, 미학자 등 참으로 다양하다. 니체는 1867년과 1870년 각각 두 번에 걸쳐 지역전쟁과 보불전쟁에 참전했다. 첫 번째 참전당시 입었던 부상은 평생 니체를 괴롭혔던 육체적 고통으로 남았다. 포탄속에서도 철학적 상상력을 더해갔던 니체의 사상은 그래서 그런지 생사를 넘나드는 진솔함과 박진감이 넘쳐난다.

 

니체의 관점에서 보면, 인류가 배출했다고 일컬어지는 4대 성인인, 예수, 붓다, 소크라테스, 공자는 위선자다. 그 누구도 직접 자신의 사상적 의지를 문자로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어라는 문자의 장벽에 갇히지 않기 위해 제자들이 성인들의 언사를 기록해 후세를 위한 경전을 만들도록 했다.

 

주어진 관습과 제도에 안일하게 타협하는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부정하고, 삶을 극복하는 동시에 재창조하는 자유정신의 의지를 강조했던 니체는, 초월적 존재를 향한 인간들의 동물적인 허영심, 습관, 나약함, 공포심 등이 신을 죽였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의 물질적 삶에 반해버린 나태한 인간들에게 판도라 상자 속에 남아있는 희망이야말로 신이 준 가장 큰 고통이라고 말하는 니체는, 현실에 만족하고 권력과 물질을 추구하는 인간들을 “인간 말종”이라 칭했다. 권력과 물질로 쌓아올린 기만의 권좌위에는 똥만이 가득 들어차 앉아있다며, 물질적 삶을 추구하는 노예인간들을 강렬하게 비판했다.

 

고전학 교수였던 니체의 이런 인간과 사회에 대한 비판속에는, 중세철학자 마키아벨리가 주장했던 4가지 담론, 즉 시대정신(Nechesta), 운명의 여신(Fortuna), 탁월함(Virtu)과 함께 거론되는 “정치적 부패”(Political Corruption)의 의미가 스며있음을 엿볼 수 있다. 공덕심의 시민의식을 저버리고 물질주의에 빠져서 안일한 사적 행복만을 추구하는 이기주의에 빠진 시민들을 마키아벨리는 정치적 부패에 빠졌다고 표현했다.

 

 

니체의 대표작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전 단계에서 출판된, 아마도 니체 저서중 가장 이해하기 쉬운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은 니체의 삶에 대한 실용주의와 실증주의사상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역사, 종교, 도덕, 인간, 국가, 인생, 문화예술, 감각과 사물에 대한 이해 등을 장르별로 잘 도식하고 있는데, 그 모든 내용들은 놀라울 정도로 정직하다. 그래서 니체 스스로 내린 자신의 저서에 대한 예언처럼, 몰인간적인 당대의 비평가들에게 커다란 불쾌감을 주고, 거짓스런 의문과 의혹에 뒤덮혀서 배척당하고, 급기야 책 내용자체가 추방당해야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니체는 명예와 겸손, 배려와 도덕심이 가문의 습관으로 내려오는 집안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부패하거나 타락할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삶 자체가 고통과 어려움의 연속이기 때문에 이런 가문의 전통이 없는 사람들은 한번의 작은 바람에도 쓰러지는 갈대처럼 쉽게 부패하거나 타락한다고 말했다.

 

6.25전쟁이후 국제사회 최극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사회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드라마나 영화의 내용은,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의 고달픔과 사법고시에 합격함으로써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는 인간승리 이야기였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었던 주역이면서, 물질주의에 빠져 국가정체성이 절벽위에 서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6-70대 국민들은 이런 내용들을 잘 기억하고 있으리라 본다. 얼마 전 이승만 건국대통령기념관 건립을 위해 부지 4천평을 선 듯 기부하겠다고 나선 영화배우 신영균이 주연으로 나왔던 <마부>에서, 그리고 당대 안방극장 최고 시청율을 자랑했던 <파초의 꿈>에서도 사법고시합격으로 부둥켜안고 눈물바다가 된 장면이 극의 피날레였다.

 

 

그런데 어쩌면 고시합격 이후의 삶이 더 중요한 인생의 의미와 행적을 담는 지표가 될 텐데, 그 당시에 그런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는 없었다. 그만큼 생존자체가 삶과 죽음을 오가는 바위덩어리 같은 실존의 문제였다. 그러나 니체가 우려했던 종과 노예의 의식으로 권력과 물질의 맛을 보고, 무조건 권좌에만 오르려고 하는 인간 말종 법조인들이 대거 양산되었던 사회적 장면은 아니었는지 의심이 간다.

 

좌우를 막론하고 현재 대한민국을 이끄는 정치권은 법조계 출신들이 거의 다 장악하고 있다. 특히 최근 종북좌익들의 법조계 진출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좌익들의 이념을 가장한 부패 난장과 反대한민국 정책으로 체제와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지경인데, 보수우익으로 분류되는 정치권과 법조인들의 부정부패가 좌익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법을 이용해서 범죄사실을 은폐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유린하는 수많은 법파라치들이 대한민국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들만의 권력과 물질을 추구하는 공동체 파괴행위로 국민의 사회적 공분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나마 공정과 상식, 법치의 정상화를 추구하는 윤석열 정부에 기대를 걸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도 많다.

 

이기적 동물인 인간 말종들이 선도되기를 바라는 것은 니체의 말처럼 우매한 희망일까?

공동체내 신뢰와 정직이 불쾌한 진실이 되고, 그래서 배척당하고 추방되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 지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역사상 그 어떤 권력과 자본도 자기 스스로를 비평의 대상으로 삼은 적이 없는데, 인간말종들을 어떻게 자기극복의 길로 선도해서 새로운 창조의 길로까지 들어서게 만들어야 할지, 철학의 쇠망치를 들고 등 뒤에 서 있는 니체를 자꾸 쳐다보게 된다.

 

강 · 량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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