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식과 주인행세

- 정치인의 맹세, 한국에서는 헌신짝 신세
- 주인행세로 비방만 하기보다 주인의식으로 지원해야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간혹은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마찬가지가 아닌 사람을 만난다.

첫 번째는 주인이면서 주인이 아닌 것처럼, 겸손하게 타인을 존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주인이 아니면서 주인인 것처럼 당당하게 요구만하며 불손하게 타인을 무시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은 주인의식으로 행동이 방정(方正)하지만, 두 번째 부류의 사람은 주인행세로 행동이 방정맞다.

 

특히 일부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는 주인의식을 갖고 자신의 본분을 방정하게 행하기보다, 주인행세를 하며 자신의 본분을 방종(放縱)하게 행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있다. 이런 사회는 겉으로는 멀쩡한 듯이 보이지만 속은 썩어서 언제인지는 몰라도 무너지기 마련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직업에 따라서는 그 의무를 다 할 것을 서약한다. 하지만 의무를 다할 것을 서약하고서도 실제의 현실에서는 직업윤리마저 팽개쳐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여타의 나라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정치인인 국회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임기시작과 함께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서약을 하였다. 그러나 더 나은 사회로 가는 첫걸음에 올바른 정치가 필요하지만 현실에 있어서 일부 정치인들은 무능하고 부패하였으며 정파이익 앞에서는 어떤 짓거리라도 저지른다. 그리고 어떤 문제에 있어서도 정파이익을 국정의 시비(是非)와 허실(虛實)보다 우선시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정파이익이라는 칼날에 묻은 꿀을 빨다가 어느새 국민으로부터 버려져 죽음을 맞을 것이라는 것을 잊고 있다. 우리는 간혹 이들에게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서 자신의 본분을 잊고 소금 그릇을 엎지르고 있는 배신자 유다를 느낀다.

 

 

비폭력 저항의 대명사인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영국의 식민통치로부터 조국의 해방을 위해 인도인 모두가 본분을 다하고 또 후일에도 망각하지 않기를 바라며 묘비에 이런 글을 남겼다. 그는 "원칙없는 정치, 노동없는 부(富), 양심없는 쾌락, 인격없는 교육, 도덕성없는 상업, 인간성없는 과학, 헌신없는 종교를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인도인 모두가 경계하고 또 명심할 것을 염원하였다. 이와 같이 그는 주인이 아니면서 주인인 것처럼 당당하게 요구만하며 불손하게 타인을 무시하기보다, 주인이면서 주인이 아닌 것처럼 겸손하게 타인을 존중하는 행동을 하였다. 이런 그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인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

 

이제는 우리 사회에도 ‘주인행세’를 하기 보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헌신하는 정치인이 있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인은 ‘주인행세’로 객기를 부리지 말고 “한마디 말이 도리에 어긋나게 되면 백마디 말도 잇달아 어긋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주인의식’으로 도리를 지키며 언행에 모순이 없도록 해서 자신의 말에 대한 신뢰를 얻어야 한다. 또 우리들도 못난 ‘주인행세’로 국정의 시비와 허실에 대해 단지 비난과 비방만 하기보다, ‘주인의식’으로 국정의 시비와 허실에 대해 당당하게 찬사와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정치인과 우리들 모두가 ‘주인행세’가 아니라 ‘주인의식’을 가지고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각자가 ‘주인행세’보다 ‘주인의식’으로 모든 일을 행한다면 사회는 불멸하지만, ‘주인의식’보다 ‘주인행세’로 모든 일을 행한다면 그 사회는 반드시 멸망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실천하기를 바란다.

 

채 · 시 · 형 (蔡時衡)  <자유기고자>  

 

              ※ 초청시론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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