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방송은 1일(현지시간) 유럽 최정상 무대에서 활약하며 '인민 호날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가 수년 전 돌연 모습을 감춘 북한 국가대표 축구선수 한광성을 집중 조명했다.
CNN은 이날 "이 북한 선수는 축구계를 놀라게 하곤 사라졌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광성은 유럽 5대 축구 리그에서 골을 넣은 최초의 북한 선수로, 2019년 이탈리아 빅클럽 유벤투스로 이적해 충격을 줬다"며 그의 발자취를 소개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한광성의 세계 진출은 2013년 집권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당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체육강국' 구상에 따라 엘리트 축구선수 육성을 목표로 평양국제축구학교를 설립하면서 싹텄다.
한광성은 2017년 이탈리아 1부리그 세리아A 소속 칼리아리의 유소년 구단에 정식 입단했고, 곧바로 프로로 승격해 정식 데뷔하고서 1주일 만인 4월 10일 첫 골을 기록하며 공격수로서의 재능을 입증했다.
이후 페루자 구단 임대를 거쳐 2020년 세리아A의 명문 중 하나인 유벤투스로 이적하였으나 불과 일주일 만에 2023∼2024년 시즌까지 5년간 460만달러(약 61억원)에 달하는 이적료가 지불되며 카타르 알두하일 구단에 팔려갔다.
하지만 한광성은 2020년 8월 21일 알아흘리를 상대로 한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이후 종적을 감췄다.
외신들은 그가 대북제재 명단에 올라 있던 까닭에 점점 출전이 어려워졌고, 경기에서 뛸 수 있는 새로운 팀을 해외에서 찾지 못하게 되자 북한으로 돌아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몇개월 뒤 나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월 26일 한광성은 알두하일과의 계약이 종료된 후 카타르에서 로마로 가 평양행 비행기 노선 운항이 재개되기를 기다리며 한동안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그의 행적은 묘연한데, 북한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예른 안데르센은 "한광성이 축구를 그만둬야 했다는 것은 유감"이라며 "그에게는 대단한 재능이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김 · 성 · 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