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도둑’과 ‘소 도둑’... 그리고 ‘버린 X’

- 전당(錢黨)대회 '돈봉투'는 모든 걸 말한다
- 문주주의(文主主義) 5년은 반면교사(反面敎師)
- 나라의 일신(一新)에 서둘러 매진할 때
- “있을 때 잘 해”... 다시 한 번 새겨라!

 

 

“나는 인천(지역구 의원) 둘하고 C 의원은 안 주려고 했는데 얘들이 보더니 ‘형님, 기왕 하는 김에 우리도 주세요’ 또 그래 가지고 거기서 세 개를 뺏겼어”

 

  현금 300만원씩 담긴 봉투에 관한 대화 중의 일부라고 했다. ‘그 당’의 지지난해 5월 임시‘전당(錢黨)대회’에서 벌어진 일이 널리 회자(膾炙)되고 있다.

  저잣거리에서는 지난 시절의 추억을 소환한 훈훈한 모양새라며 터지는 웃음을 참느라 킥킥거리기도 한다. 반면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 디지털 뱅킹이 워낙 발달해 소셜미디어(SNS)로 가짜 뉴스가 퍼지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돈을 뺄 수 있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면 예금 인출 속도가 미국보다 100배는 더 빠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시대에 이 나라에서 돈을 ‘봉투’로 돌렸다니... 지난 시절을 겪어보지 않았을 이 나라 청춘들의 비웃음 또한 가득하다고. 기왕이면 스마트폰 뱅킹이 깔끔하지 않았겠냐며 수군거린단다. 한마디로 쪽팔린다는 거다. 칠푼이 급 꼰대에 다름 아니라는 핀잔이다.

 

  물론 ‘푼돈’에 불과해서 봉투에 넣은 거 아니냐는 자못 심각한 반론도 어우러지고 있단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석에서 “수천, 수억도 아니고 고작 300만원 갖고 그러나” “검찰이 곶감 빼 먹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며 별것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 그룹 ‘7인회’ 수장인 정성호 의원은 [4월] 18일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파문과 관련, "국민들 전체적으로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대개 실무자들의 차비, 진짜 소위 말하는 기름 값, 식대, 이런 정도 수준이다, 사실은"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 대수롭지 않은 금액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검은돈, 특히 표(票)를 사기 위해 봉투로 돈을 돌리던 때보다 훨씬 앞서 세상에 나온 말씀이 있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윤 대통령은 “국가채무가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며 “정부 수립 이후 70년간 쌓인 채무가 약 600조원이었는데, 지난 정권에서 무려 400조원이 추가로 늘어났다”고 전임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지난해 국회에 제출된 재정 준칙 법안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작 300만원”“무려 400조원”... 이 시대를 사는 국민이라면, 누구도 ‘아무 연관이 없다’며 그저 지나치지는 못할 듯하다. “고작 300만원”의 마음 씀씀이가 “무려 400조원”을 쌓아 올렸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문주주의’(文主主義) 5년 동안 이 기막힌 노릇이 저들에 의해 저질러진 것 아니던가. 그런데...

 

 

  좀 야하긴 하지만... “놀던 계집은 결단이 나도 엉덩이 짓은 남는다”는 속담(俗談)이 전해온다. 다음 달에 개봉할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라고 했다. 거창하다,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의 이창재 감독과 제작을 맡은 김성우 프로듀서는 [4월] 14일 밤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영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영화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5년간 이룬 성취, 제가 이룬 성취라기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함께 이룬. 그래서 대한민국이 성취를 한 것인데”라며 “그것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과거로 되돌아가고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한편으로 허망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무려 400조원’을 이룬 성취 등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함께”라고 설레발이시다. 글쎄다. 국민들이 과연 동의할 수 있을까.

  많은 국민들은 그런 ‘성취’와 함께, 내다 ‘버린’ 또한 더 오래오래 기억할 거란다.

 

한국수자원공사 분석에서 지난 정부가 금강·영산강의 5개 보(洑)에 대해 상시 또는 부분 개방 상태를 유지하는 바람에 총 5280만t의 물 손실이 발생했다는 계산이 나왔다...

 

  ‘물(水) 버린’이다. 올봄 극심했던 가뭄... ‘버린 물’을 되찾기 위해 나랏돈이 들어갈 건 너무 뻔하다.

  그리고 그 무슨 ‘탈원전’(脫原電)으로 꽤 많이 내친 게 있다. 바로 ‘광’(光)이다. ‘빛 버린’ 건 거의 반역(反逆) 수준이라고들 한다. 거기에다가...

 

  맞다! ‘개(犬) 버린’... 그 사연이야 너무 잘 알려져 있다.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는 게 국민 정신건강에 이로울 듯하다.

 

  이쯤에서 시답지 않은 소소한 넋두리는 과감히 접자. 비단 ‘돈봉투’와 ‘나라 빚’과 ‘O 버린’ 뿐이겠는가. 지난날에 대한 손가락질만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이제 정권이 바뀐 지 꽉 찬 한 해가 며칠 앞이다. 아직도 이 나라는 5년 동안의 ‘문주주의’(文主主義) 질곡(桎梏)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질 않던가.

  물론, 그 5년과 그 주연(主演)들에 대한 심판과 단죄는 필요하고 당연하다. 그와 동시에, 나라의 진정한 일신(一新)을 바라는 목소리는 더욱 크게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4월]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6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 민주당 48.8%(전주 대비 2.9%P↑), 국민의힘 33.9%(3.1%P↓)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탓하기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6명’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찜찜하다. 그저 짧게 몇 마디 외쳐본다. 과연 메아리가 있을까?

 

 

  “O 버린 X처럼 될래? 있을 때 잘해! 서둘러서...”

 

  李 · 斧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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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호의 시사논평] 누가 진짜 배신자인가?
총선에 참패한 국민의힘에선 차기 당 대표 선출을 놓고 여러 곳에서 군불을 떼고 있는 기미가 보인다. 여기에 콩나라 팥나라 하는 잡객들이 이곳저곳에서 입방아를 찧고 있다. 어떤 자의 입방아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연결하여 배신자라는 프레임을 걸고 있다. 배신자란 사전적 용어로 말하면 은혜를 입은 자가 은혜를 무시하고 돌아서는 사람에게 붙여지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자가 공개적으로 내뱉은 배신자란 윤 대통령과 한 전 비대위원장 두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특별 수사관의 신분이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은혜를 입었던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나? 두 분은 문재인 정부 시절의 공직자였으니 사실이 아님이 만천하가 다 알고 있다. 오로지 공직자의 신분으로 그 직분에 맞게 처신했다는 것을 일반 국민들은 믿는다. 반대로 배신자라는 프레임을 걸고 있는 유승민 씨에게 묻고 싶다. 누가 진짜로 배신자인가? 귀하에게 정치 입문을 권장한 사람은 누군가? 세간에선 귀하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도록 지원한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 알고 있다. 그런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 김무성과 합심하여 탄핵에 선봉장 역할을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