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를 기억하시나요?

- 3개월 냄비근성, 국민들 기억에서 점차 사라져
- 정인이 수목장 찾는 젊은이에게 희망 엿보여
- 한국병 원흉들, "국회 공무원 민노총" 존재이유 의문

 

언제부터 만들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韓國病(한국병)으로 일컬어지는 말들이다. 물론 좋은 점을 나타내는 수식어도 있지만, 대부분이 약점 혹은 부정적인 행동이나 근성, 습관 등을 빗대는 것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수식어 중 단연 손꼽히는 것은 바로 3개월 냄비근성이다.

 

우리나라 절기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니, 정확히 옷을 갈아입는 계절에 따라 한국인의 기억은 그렇게 갈아입는다는 뜻일 거다. 하기야 좋은 면도 있다. 쓸데없는 고민이나 걱정들을 달고 사는 것보다 3개월에 한번 씩은 철 지난 옷을 갈아입듯이 훌훌 털어버리는 것도 굳이 나쁠 것은 없다. 다만 털어서는 안되는 것도, 털지 말아야 할 것도 훌훌 모조리 털어버리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두 살배기 정인이가 하늘나라로 간지 어느덧 수개월이 지났다. 신년기자회견이라는 것을 전해 듣고는, 하도 기가 막혀 쓴 글로 정인이가 살아생전 당했을 혹독한 고통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전하려 했지만, 일상에 쫓겨 정인이가 잠들어 있는 수목장 근처도 못 가본 것이 늘 죄스러운 마음이었다.

 

    

 

명절을 며칠 앞둔 시점에 마침 양평에 계시는 선배님의 도움으로 그곳을 찾았다. 우리 일행 앞에 있던 젊은 부부 한 쌍이 조용히 기도를 하고 말없이 내려가고 난 후, 그 앞에 서있는 스스로가 너무 죄스럽고 무안해서 그냥 아무 말 없이 한동안 멈춰 서 있었다. 조금은 언덕진 곳에 자리한 정인이의 작은 동산 앞에는, 전국에서 찾아온 수많은 발걸음을 확인할 수 있듯, 소박하면서도 한없이 소중한 의미들을 담은 선물과 성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선물과 성물들이 너무 많아 수목장 바로 밑에 있는 공간으로 이동을 시켰음에도 금세 이렇게 쌓인다고 하니, 한분 한분의 마음들이 얼마나 소중하게 느껴지는지 몰랐다. 잠시의 기도와 묵상을 뒤로하고 주변을 살펴보고 있을 무렵, 젊은 청년 한사람이 혼자서 차를 운전해서 와 자그마한 선물을 손에 쥐고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어느 한쪽에서는 3개월 냄비가 그대로 존재하는 반면, 어느 한쪽은 "내가 정인이다"라며 결코 잊지 않고, 소란스럽지도 않게 그렇게 함께하는 현장을 마주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전반적인 한국의 정치상황과는 달리 국민들 속에서는 3개월 냄비근성이 그렇게 사라져가고 있었다.

 

잠시 한국의 정치상황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입양관련 법들이 어떤 식으로 정비되고 있으며, 사고파는 상품 취급한 신년 기자회견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도 사뭇 궁금하다. 물론 정치는 生物(생물)이니 처리하고 대응할 일이 한 두개가 아닌 건 분명한 사실이겠지만, 호랑이에게 잡혀가는 형국의 긴박한 정치일지라도, 결단코 잊지 말아야 할 일은 지금 당장 행동하는 것 이외의 다른 길이 없음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의 상황을 두고 회자되는 말로 끝을 맺는다.

 

한국의 정치는 국회가 휴가일 때 발전하고,

한국의 행정은 공무원 야유회 때 돌아가고,

한국의 경제는 민노총 운동회 때 성장한다고...

 

 

도 희 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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