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행정 착오로 말미암은 시민 불편에 즉각적으로 사과에 나섰다. 일상적인 탁상행정에 대한 책상머리 사과가 아니라, 현장에 직접 나가 퇴근길 시민들에게 내리는 눈을 맞으며 사과에 나서 많은 시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서울시는 지난달 27일 명동 일대에서 제기되는 각종 도로 교통 민원에 대해 적극 대처하는 차원으로, 정류소 인도에 노선버스 번호를 표시한 시설물을 설치해 승객들이 버스 번호에 맞게 줄을 서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표지판이 들어서면서부터 정체가 더욱 심해졌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는 해당 번호에 버스가 서기 위해 꼬리를 물고 늘어서는 이른바 ‘열차 현상’이 더해지면서 혼잡이 극심해졌기 때문이었다.
서울시는 개선을 위한 조치가 오히려 혼란을 부추겨, 역효과가 발생한 것에 대해 오는 31일까지 표지판 운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현장에 계도 요원을 배치하고 일부 광역버스 노선 및 정차 위치를 변경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들과의 소통차원에서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저녁 시간대 많은 눈이 내리는 가운데 고스란히 내리는 눈을 맞으며 시민들에게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린다”며 “저희가 좀 더 신중하게 일을 해야 했는데, 추운 겨울에 신중치 못하게 새로운 시도를 해서 많은 분께 불편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오 시장의 이 같은 모습을 직접 접한 한 시내버스 이용자는 “시장이 직접 나와서 상황을 보고 시민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요즘 들어 정치라는 글자에는 사과가 없다고 하던데, 오 시장의 현장 방문 모습을 보니 추운 겨울날 모처럼 훈훈해 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 상 · 만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