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르포] 북,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진행

- 개정된 선거법 이후 첫 시행 주목
- 투표 결과에 따라 당국 의중 드러날 듯

 

지난번에 이어 북한의 지방인민회의 선거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26일자로 선거가 치러졌는데요. 앞서 언급했다시피 북한당국은 선거를 통치 수단의 한 도구로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드린바가 있습니다. 기존 틀 안에서 선거법을 개정해서 경쟁을 도입하는 등의 변화를 시도한다고 해서 본질적인 내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이번 개정된 선거법을 토대로 선거가 치러지는 과정에서도 이를 증명할 여러 내용들이 확인되었습니다.

 

일반 정상적인 사회의 선거라는 것은, 주민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선택, 활발한 토론, 모임 등을 통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여 주민의 대표로서 역할을 다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북한사회는 당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핵심체이고, 이를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인 수령이 이끌고 가기 때문에 절대 잘못을 범할 수 없다는 세뇌교육을 지금까지 변함없이 주민들에게 주입해왔습니다.

 

그 결과 모든 북한의 주민들은 당과 수령의 노예로 남겨진 상태죠. 북한은 오늘 이 시간 선거법 개정이후 처음 치러진 북한의 선거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북한이 선거에 앞서 여러 조치들을 공표하고 지침을 내려 주민들을 통제했다는 소식이 있다구요. 그것부터 말씀해주시죠.

 

- 북한 당국이 도, 시, 군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사적 모임과 무단 결근자를 집중 통제하는 사회안전부 순찰대를 조직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순찰대의 활동목적은 두 가지 인데요. 첫째는 개별적인 모임등을 선거일까지 갖지 말라는 것과 무단 결근자 확인 작업인데, 북한은 모든 주민이 지역 당 세포 조직 등에 의해 직업이 정해져 있습니다. 직업을 함부로 바꿀 수도 없죠. 그래서 기업소별, 집단농장별, 학교별 모두 등록된 직업군에서 신원이 확인되고 선거에 임하게 되는 것입니다.

 

2. 사적모임을 하지 말라는 지침은 당이 공식적으로 수행하는 선거자회의외 다른 모임 등을 갖지 말라는 조치인거죠.

 

- 그렇습니다. 변화된 선거법에 의해 선거자회의에서 예비선거를 치루게 되어있는데, 그 외 개별적인 모임들은 갖자 말라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장기판 놀이라든지 개인 생일날에 사람을 초청해서 술을 마신다든지 하는 행위들 모두를 금지시킨 겁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을 철저하게 통제하겠다는 당국의 의중이 있는 것이죠. 선거라는 것을 통해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토론하는 정상사회의 선거문화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3. 이 같은 통제조치를 한다는 것은 오히려 예전의 방식보다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가능하겠는데요. 주민들의 불만도 높아질 것 같습니다.

 

- 주민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일찌감치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없던 조직들이 기업이나 직장에서 생긴다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고 거추장스럽게 생각하기 마련이죠. 북한주민의 입장에서는 이런 통제시스템은 365일 매일매일 있어왔던 것이기 때문에 의례히 그럴 것이라는 생각인 반면에, 무단 결근자자의 단속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이 쓰이는 부분입니다.

 

무단 결근자의 부류는 거의 두 가지 유형일텐데요. 실제 탈북을 시도해서 행불로 되었거나 장마당 등 개별 장사를 위해 결근하는 경우입니다. 이것이 발각되는 것이 가장 두려운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4. 개정된 선거법에 의해 진행되는 선거자회의를 위해 주민들에게 그 자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은 어떤 것인가요.

 

- 북한당국은 선거자체를 정치선전장, 주민통치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누차 말씀드렸습니다. 정치선전장이 되도록 하려면 선거장 주변을 정치교육을 위해 장식을 해야 하는 것이죠.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부 주민들에게 강요한다는 내용입니다.

 

5. 북한당국은 전 세계에 세금없는 사회라고 선전을 하는데, 이런 식으로 세금을 거두고 있는 샘이군요.

 

- 그렇습니다. 주민들이 이런 식으로 당국에 바치는 돈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정치선전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장식들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세대별 1달 월급의 절반에 해당하는 돈을 강요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또 선거 때마다 선거장 입구에 ‘찬성투표하자’는 선전화가 나붙고, 선거장 안을 각종 꽃으로 장식했어도 이번처럼 선거장 주변까지 장식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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