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욱 변호사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다. 호시탐탐 노려보는 세력들도 있을 법한데,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의 당당함(?)은 사뭇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현역 검찰총장도 머리를 절레절레하게 만든 현직 야당대표에 대해서는, ‘쥐××’라는 단어밖에 생각이 나질 않는다며 애써 다른 표현을 찾지도 않았다.
열띤 강연장에 앉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시원함도 많았지만 왠지 허탈해지고 허망해지는 느낌도 감출 수가 없었다. 이유인즉슨, 모든 지적들이 맞는 말들인데 뭔가 사실을 쫓아 나름의 해결점을 찾아가는 현실의 입장에서는 왠지 답답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을까.. 모진 놈들을 만나 돌베개 베었다는 노래가사도 있지만, 무지막지한 북한 공산전체주의를 머리위에 두고, 어이상실의 反대한민국 세력에게 팔다리마저 내어주며,, 그래도 뼈다귀 하나 남은 것 가지고 이만큼 버텨온 것만으로도 참으로 장하다 라고 해주고 싶지만, 닥친 현실이 현실이니만큼 새가슴 마냥 뛰는 심장은 녹록함을 허용할 정도는 아니여서 마음은 더욱 괴로운데..’
법치의 파괴, 법에 의한 지배.. 나아가 이를 즐기고 조롱하기까지 하고 있는 악의 세력들에게 ‘정의의 법’이 아니고 또 다른 어떤 명약이 있을까를 잠시 생각해봤다.. 강제규정까지 두고 있는 선거법조차 이들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으니, 소위 ‘극우’의 경계선을 넘나들려는 스스로의 비장함(?)에 헛웃음마저 나오는 것은 비극일까.. 희극일까..
스페인의 내전에서도 이런 과정들은 있었을 것이고, 남미의 참혹한 군사정권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정치사상가들의 연구대상인 인류의 군사쿠데타 역사상, 유독 대한민국만 참혹한 참상의 일반적 과정에서 특수한 예외로 취급되었다는 것을 자랑 아닌 자랑으로 여기고 있는 우리가, 악의 세력들 앞에서 한낱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는 것이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심정을 그나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던 경험으로 ‘1984', '동물농장’을 썼던 조지 오웰과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의 헤밍웨이가, 오늘 이 대한민국에 존재했다면 어떤 글귀를 남겼을까..
다음은 조지 오웰의 글이다..
A people that elect corrupt politicians, imposters, thieves and traitors are not victims, but accomplices. (부패한 정치인, 사기꾼, 도둑 그리고 배신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피해자가 아니다. 공범자이다.)
The quickest way of ending a war is to lose it.(전쟁을 끝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전쟁에서 지는 것이다.)
김 · 도 · 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