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노인의 날을 맞이하였던 대한민국의 노인들은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주린 배를 참아가며 선진 산업화에 헌신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산다.
보릿고개 시절 물 한 바가지 마셔가며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라고 목소리 높여가며 산업현장으로 달려갔던 지난 추억들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올려놓는데 기여하였다.
그랬기에 젊은이들의 미래를 보장하는 기틀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지금의 노인들에겐 뒷방 늙은이로만 취급받고 미래가 밝지 않다는 통계를 보면, 젊은이는 상좌 취급받고 한국사회의 노인들은 우렁이(새끼를 낳고 새끼에게 뜯겨 먹히는)에 비유하는 것이 되어버리고만 슬픈 현실이 되어버렸다.
대한민국 전체인구 5100만 명 중 1000만에 가까운 노인인구가 미래가 아득하여 생활이 불안정한 환경에 놓여있기에 자살률도 OECD 국가 중 1위라니, 현대의학의 발달과 정부의 의료복지 혜택으로 얻어지는 장수(長壽)의 의미가 무슨 소용 있느냐 묻고 싶다.
이러한 이유 중 하나는 자기 자식에게 일생을 아낌없이 다 주어버렸기 때문이며 과잉보호에서 얻은 자업자득 때문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부모 자식 간의 효(孝)와 의(義)가 상실된 사회가 그 책임을 져야 하겠으나, 한편으로는 노인에 대한 지나친 복지가 나라 살림을 거덜 나게 하는 것이라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인 줄도 모르겠다.
젊은이들의 이기적 행동에 사로잡혀 있는 작금의 세대들은 선배들이 삶의 지혜가 담긴 생활철학지인 명심보감(明心寶鑑) 한 페이지만이라도 읽어주었다면 자기들만의 세상이 아니라고 느끼고 살 것을 ㅠㅠ. 세상만사를 다 간섭하고 사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는다.
필자의 세대들만 하더라도 동방예의지국이란 엄숙한 교훈을 먹어가면서 자라왔던 기억이 난다. 그러한 숙제가 살아남아 있기에 쉽사리 자식 간의 의(義)를 끊을 수가 없었고, 가시나무 새(평생을 편히 쉬지도 못하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날라주며 노래 부르다 가시나무 가시에 몸을 던져 죽는다)가 될 수 있었다.
우리 옛말에 사서 고생(돈을 주고도 값어치를 받지 못함)을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노인도 세상을 지배하는 행동을 하고 살련다. 백세시대인데 막가파식 정치판을 바라만 보지 않고 죽비 들어 간섭하며 살겠다고 말하겠다!
부디 노인들이 성공적 산업화에 헌신한 삶의 아픔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었으면 좋으련만...
지 · 만 · 호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