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작가, 조국 비판에 '개딸' 총공격

- 이문열 '홍위병 논란' 재연된 듯

 

소설가 김훈(75)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를 비판하며 지난 4일자 중앙일보에 ‘내 새끼 지상주의의 파탄…공교육과 그가 죽었다’라는 기고문 때문에 ‘개딸’ 등 야권(野圈) 강성 지지층의 표적이 됐다.

 

정치권과 문학계에서는 20여 년 전 소설가 이문열(75)씨의 ‘홍위병 논란’을 다시 보는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김훈 작가는 중앙일보 기고문에서 최근 서이초 교사의 자살을 초래한 학부모 악성 민원의 실체를 ‘내 새끼 지상주의’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 일가의 입시 비리를 거론하자 '조국수호'에 앞장섰던 극단적 야권 지지층이 격분한 것이다.

 

김 작가는 “‘내 새끼 지상주의’를 가장 권력적으로 완성해서 영세불망(永世不忘)의 지위에 오른 인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의 부인”이라며 “그는 아직도 자신의 소행이 사람들에게 안겨준 절망과 슬픔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 등 기득권층의 ‘내 새끼 지상주의’를 지적하며 “이렇게 해서 공동체의 가치는 파괴됐고, 공적 제도와 질서는 빈 껍데기가 됐다”고 했다.

 

기고문의 대부분은 ‘내 새끼 지상주의’가 공교육 현장과 교사들의 마음을 무너뜨리고 있음을 지적하며, 한국 사회 전체의 각성을 촉구하는 데 쓰였고 조 전 장관을 언급한 대목은 두 문장뿐이었다.

 

그럼에도 극단적인 일부 야권 지지층은 SNS에 김씨에 대해 “노망이 났다” “절필하라” “더위 먹었냐” “책을 다 갖다 버리겠다” 같은 인신공격과 폭언을 쏟아냈다.

 

지식인의 일부도 이에 동조하고 나섰는데, 동명대 김동규 교수는 인터넷 칼럼에서 김씨를 향해 “정치적 공격의 본질을 무시하고 있다”며 과거 김씨가 전두환 정권에 부역하고 재벌을 찬양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곳으로 보여져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삼국지'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으로 유명한 이문열 작가는, 2001년 한 일간지 칼럼에서 당시 김대중 정부를 추종하던 시민 단체들을 홍위병에 빗댔다가 분서(焚書)를 당한 적이 있다. 당시 '낙천·낙선운동'을 비롯해 정권옹호에 앞장섰던 시민 단체 관계자들은 이씨 집필실 앞으로 몰려와 북과 꽹과리 시위를 하며 책 장례식까지 열었다.

 

이같은 홍위병 재현의 분위기속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조민씨 기소를 계기로 조 전 장관 일가를 옹호하기 시작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조 전 장관 가족이 조선 시대 무슨 사화(士禍)라도 일으켰느냐”며 “멸문지화를 시키니 윤석열 정권, 시원한가. 하늘의 노여움이 국가 폭력을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훈 작가는 이런 논란에 대해 “할 말 없다”고만 말했다.

 

안 · 두 · 희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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