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가 25일(현지시간)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60세.
클라린,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마라도나가 이날 오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마라도나는 경막하혈종으로 뇌수술을 한 후 회복중이었으며, 당시 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알려졌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축구 전설이자 영웅이다. 브라질의 펠레와 함께 아르헨티나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1960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에서 태어난 마라도나는 8살 때부터 축구에 재능을 보였고, 곧바로 지역 클럽 유스팀에 입단했다. 1976년 만 16세 생일을 앞두고 아르헨티나 주니어스 소속으로 1군 프로무대에 데뷔해 곧바로 스타덤에 올라 브라질의 지코를 제치고 남미 축구계의 선수 자리에 올랐다.
이후 1979년, 세계청소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고, 1981년에는 보카 주니어스 역대 최고 이적료를 받고 팀을 옮긴 뒤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마라도나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을 치른 뒤, 최고 이적료를 받고 FC바르셀로나팀으로 옮겨 유럽 무대에도 진출했다. 1984년 이탈리아 세리에A의 SSC나폴리로 이적한 그는 리그 우승 2회와 UFFA(유럽축구연맹) 우승으로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팀의 주장을 맡아 총 5골을 넣으며 자신의 조국 아르헨티나에 두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하지만 당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4강전에서 마라도나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이 그대로 골로 인정되면서 일명 ‘신의 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 후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또 한 번 팀의 주장을 맡기로 돼 있었으나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돼 중도 귀국했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A매치 91경기 출전해 34골을 넣었으며, 월드컵에는 총 4번 출전했다. 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7년 동안 몸 담았던 나폴리에서도 영웅이었다. 마라도나는 나폴리로 이적해 그동안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우승 한 번 못했던 팀에 우승컵 2번이나 안겼을 뿐만 아니라, 코파 이탈리아컵과 UEFA컵 대회에서도 나폴리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은퇴 후에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 대한민국과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이후 UAE(아랍에미리트)와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에서 프로팀을 지도한 바 있다.
마라도나는 165cm의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몸으로 화려한 드리블과 정확한 패스, 왼발 킥을 자랑하며 세계 축구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선수 시절부터 각종 기행으로 ‘악동’으로 불렸고, 사생활로도 논란이 많았으나, 선수 시절의 축구 실력만큼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전설로 인정받았기에 그의 별세 소식에 펠레를 비롯해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등 전현직 축구 스타들이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는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부에노르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는 많은 추모객이 몰렸다.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은 “마라도나가 세상을 떠났다. 전 세계가 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생전 활약했던 이탈리아 나폴리 곳곳에서도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중이다.
나 지 훈<취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