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도 행방불명인 ‘나발니’, 죽어서도 억눌리는 ‘인권’

-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의 교도소 보안장치 파손 주장

 

시베리아 감옥 안에서 사망한 알렉세이 나발니의 시신조차 찾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가족들이 증언하고 나섰다.

 

나발니의 어머니가 아들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교도소 당국을 찾았지만 결국 발걸음을 돌려야했고, 더욱 기가막힌 사연은 아들의 시신이 어디에 안치되어 있는지 조차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버젓이 21세기 러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교정당국과 러시아 정부가 정확한 시신의 위치를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작 나발니의 행방은 엉뚱한 곳에서 여기저기 난무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응급조치에 실패한 나발니를 인근 마을병원으로 이송했다고 가족들에게 전했다가, 실제 마을로 찾아가자 시신을 확인할 수 없었고, 다음은 구급대원의 제보로 시베리아 북부 살레하르트 마을 병원에 안치돼 있다는 보도가 또 나왔다.

 

구급대원으로 알려진 제보자는 나발니 시신에서 여러 개의 멍 자국이 발견됐다고도 했다. 그는 멍 자국들이 경련과 관련 있을 것이라 추측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경련을 일으킨 사람을 붙잡았을 때 경련이 너무 강하게 발생하면 멍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발니 가슴에 든 멍은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한 흔적”이라며 “그들(교도소 직원들)은 그(나발니)를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아마도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자신이 직접 나발니의 시신을 본 것은 아니며 동료로부터 정보를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나발니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 당국은 이에 일절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사인규명과 관련해서도 진전된 조치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나발니가 사망하기 전 수감되어있던 시베리아 교도소를 방문했다는 것과 관련하여, 이들의 활동 방식을 잘 알고 있는 한 탈북자는 “나발니가 생전 탑승했던 비행기가 독일로 긴급 착륙했던 일이 전날 FSB 요원들의 독극물 테러로 확인되었다시피, 이번 일도 그들이 자행한 것이 명백하다”며, “이것은 북한식 방식과도 동일한 푸틴의 ‘스탠딩 오더’에 해당되어 결국 시작과 끝을 그들이 마무리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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