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웜비어’, 나발니 부인 '뮌헨안보회의' 연설

- 즉석연설 통해 “푸틴은 책임지게 될 것”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47)가, 지난 16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연단에 올라 즉석연설을 했다.

 

그녀는 ‘뮌헨안보회의’ 연단에 올라 “남편의 사망이 사실이라면 푸틴과 그 주변의 모든 사람들, 푸틴의 친구들, 그의 정부가 러시아와 내 가족, 남편에게 한 일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걸 알길 바란다”며, “그 날은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나발나야는 푸틴을 ‘악’으로 지칭하며 “이 악(evil)과 러시아의 끔찍한 정권을 물리치기 위해 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과 전 세계 사람이 함께 모이자고 촉구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녀의 연설이 끝나자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등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나발나야의 연설은 예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세계 지도자 모임에 참석해 남편 나발니 투옥의 부당함과 러시아 상황을 호소하기 위해 뮌헨을 찾았다가, 남편이 급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연설자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나발나야는 푸틴과 그의 측근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다짐하며 단호하게 비난해 회의에 참석한 대통령과 총리, 외교관, 장군들을 놀라게 했다’라며 ‘그녀의 극적인 등장은 회의 자리를 열광시켰다’고 언급했다.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알렉세이 나발니는 사망 이틀 전인 14일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해 변호사를 통해 인스타그램에 부인 율리아를 향한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메시지에서 나발니는 “우리는 푸른 눈보라와 수천 킬로미터 거리로 인해 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매 순간 내 곁에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당신을 더욱 사랑한다”고 전했다.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전 세계가 추모하는 가운데, 북한인권문제로 한국을 찾은 국제인권단체의 관계자는 “나빌리는 러시아의 ‘오토 웜비어’이며, 그의 부인은 북한 김정은에게 ‘지옥에서 만나자’라고 전했던 웜비어 모친 신디 웜비어를 연상케 한다. 지금 북한과 러시아는 악마들의 거래를 하고 있다. 푸틴과 김정은은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학생이었던 ‘오토 웜비어’는, 2015년 말 북한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17개월 동안 억류, 구금되었으며, 이후 식물인간 상태로 미국으로 귀국했지만 2017년 6월 19일 사망했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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