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를 거두자면... 꽃은 버리시게

- 돈과 명예, 모두를 가질 수는 없어
- 나무가 꽃을 내놓을 때 열매를 맺듯
- '空手來空手去'의 세상 이치는 공평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재물과 존경이 모두 주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가 주어지는 일은 아주 드물다.

원래 재물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보람되게 쓸 것을 기대하고 하늘이 잠시 맡겨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하늘이 잠시 맡겨둔 것을 잊고 재물을 가질수록 더 많이 가지려고 수전노가 되어 간다.

대부분의 많이 가진 사람들이 주위의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내놓아 베풀고 또 도움이 되는 데 인색하다는 세상의 평가만 남긴 채 손에 한 푼도 가지지 못하고 떠난다. 그래서 많이 가진 사람들인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을 빠져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였는지 모른다.

 

 

재물은 화려한 꽃과 같다. 화려한 빛을 가진 꽃에 많은 벌과 나비가 모여들 듯이 재물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하지만 모여든 사람들이 많이 가진 사람을 존경하는 것은 아니다. 재물을 내놓아 베풀지 못해도 존경을 받는 성직자와 정치가들이 있지만, 많이 가진 사람들은 제물을 내놓아 베풀어 존경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재물이 가진 본분을 잊지 않고 행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성직자 및 정치가는 목숨까지 내놓으면서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얻지만, 많이 가진 사람들은 가진 것의 일부만을 내놓아 베풀고도 쉽게 존경을 얻으니 아주 수지가 맞는 일이다. 이래서 사람들은 재물을 모으고 또 쓰는 것에 재미를 붙이는지 모른다.

 

사람은 알몸에 손을 움켜지고 세상에 와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변해가고, 헤어지고, 또 언젠가 주머니조차 없는 수의를 걸치고 손을 펴고서 세상을 떠난다. 인연이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이 이승을 떠나 헤어지게 되는 것을 슬퍼하며 장례식장에 들른다.

이때에도 생전에 가진 것을 가지지 못한 주위의 사람들에게 내놓아 베풀고서 떠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좋은 이야기뿐이며 장례식장에 들른 사람도 웃음으로 가득하다. 검은 띠 처진 떠나는 사람의 영정 사진도 웃는 얼굴이며 피의 인연을 가진 사람들 또한 웃는 얼굴이다.

 

 

며칠 후 이 영정 사진의 사람은 이승을 하직하고 떠나면서 장례식장에서 있었던 이야기, 분위기, 또 세상의 평가를 모두 가지고 염라대왕에게 가서 이승에서의 행적에 대한 평가를 받지만 이승에서 쌓았던 나쁜 업은 가려지고 좋은 업만이 드러나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장례식장이 슬프기보다 좋은 이야기에다 웃음이 넘치는지 모른다.

 

나무가 화려한 꽃을 내놓아 버릴 때 열매를 거둘 수 있듯이 사람은 재물을 내놓아 나눌 때에 존경을 얻을 수 있다. 법화경에 "전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지금 네가 받고 있는 것을 보고, 다음 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보아라"고 했듯이, 많이 가진 사람들은 지금 주위의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빈손으로 이 세상에 왔다가 빈손으로 떠날 때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종교적으로는 윤회의 환생이고 부활인지 모른다.

그러므로 나무가 꽃을 내놓아 버리고 열매를 거두듯이 잠시 맡겨진 재물을 내놓아 베풀 때에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얻을 수 있다.

 

죽음에 이르러 찬비가 내리고 비바람이 치는 가을날의 나뭇가지에 홀로 매달려 파르르 떠는 나뭇잎처럼 슬퍼하기보다 평소에 가진 것의 일부만이라도 내놓아 베풀어 존경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주 수지가 맞는 일이다.

 

深 · 思 · 翁 (심사옹)  <객원 논설위원>

핫 뉴스 & 이슈

[기자생각] 518, 그늘 속의 영웅들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수많은 민간인의 희생을 초래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민주주의의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계엄군으로 참여했던 군인들은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 남겨져 있다. 이들은 역사의 죄인일까.. 당시 광주에서 계엄군으로 참여했던 군인들은 국가의 명령에 따라 행동했음은 물론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사명은 내란 진압이었으며, 이는 대한민국의 안정과 보호를 위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들의 선택은 단순히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시대 상황 속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던 어려운 결정이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어쨌던 그들은 역사의 한 장면 속에서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우리와 같은 국민들이었다. 역사의 재평가는 이러한 목소리를 포용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민주주의의 발전과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도전을 헤쳐 나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이다. 대한민국은 지금도 여전히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과 내부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준비와 결단력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사명임에 틀림없다. 과거의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