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교육기관에서는 모두가 창조의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지만, 합리적 이성에 따른 선택에 대한 것은 그다지 가르치지 않고 있다. 창조의 바탕이 되는 것은 재능으로, 모두가 그것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천재적 재능은 타고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경험과 노력을 통해서 계발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기관에서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갖추어야 할 아주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인 선택에 대해서는 그다지 가르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간혹 선거에서 전체 사회를 고려한 합리적 이성에 따른 선택보다, 지역사회만을 고려한 감성적 선동에 매몰된 선택이 나타난다.
아주 극소수만의 사람만이 가지는 창조는 천재적 재능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반면에 대다수의 사람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가지게 되는 선택은 합리적 이성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사회는 아주 극소수의 천재적 재능을 가진 사람의 창조에 의해 많이 변할 수도 있지만, 보편적으로는 합리적 이성을 가진 사람의 선택에 의해 더 많이 변한다.
또한 합리적 이성에 따른 선택의 결과는 사회 구성원 거의 모두가 아닌 극히 일부의 사람만에 의해 어떠한 일이 결정될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것이 합리적 이성으로 성숙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일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일정한 기간마다 선거를 통해서 국가와 사회의 대표를 선출하고 국가와 사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선거철이 되면 어디서 불쑥 나타나 최고 학벌의 전문가이며 권력자와 가깝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자가 많이 있다.
사람들이 떠돌이 약장수에게 속아 가짜 약을 구입하듯이 현실성 없는 거짓투성이 말을 하는 자에게 속아서 투표를 하고서는, 이후에 극히 일부의 사람만에 의해 어떠한 일이 판단되고 결정되는 것을 보고 속절없이 낙담을 한다.
현실적으로 실현성이 없거나 희박한 말로 표를 얻고자 하는 자를 선택하는 것은 공평하지는 않지만,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자신에게만은 이득이 되어 달라고 하는 합리적이지 못한 나쁜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선택이 있었으니 공익을 위한 공적인 자리가 더 큰 사익을 위한 사적인 자리의 디딤돌로 쓰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렴은 도외시된 채 사회개혁보다 정권유지를 위해 학벌에 따른 인사가 이루어진다.
이런 결과로 사회는 시간의 경과에 따른 발전조차 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바람 빠진 핫바지의 몰골로 되어 간다. 어떤 식자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몰골도 지금과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면 머지 않아 후진국의 비참한 상황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현재의 사회에서는 어떤 일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는 극히 일부의 우수한 학벌의 사람만에 의하지 않는다. 사회는 마치 집단적 지성에 기초하여 학습되고 판단되는 컴퓨터의 인공지능과 같이 작동한다. 그러니 합리적 이성의 선택이 있을 때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는 미래를 향한 발전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여러 번의 선거에서 합리적 이성의 선택이 부족하였지만, 당장 눈앞에 다가온 선거에서는 합리적 이성의 선택이 있어서 개인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사회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深 · 思 · 翁 (심사옹) <객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