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을 맞으며

- 부처님 앞의 ‘스님’과 ‘중놈’
- 부처님과 중생들의 올바른 거래
-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깨달음 얻기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면서 삼라만상(森羅萬象)의 모든 것이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본다. 어느 사회에서나 본분을 망각한 채 설쳐대는 허상의 위선자들은 늘 있었다.

식민지 지배와 전쟁 등의 암울한 시절에도 매일 독서와 참선으로 정진하는 스님이 계신 반면에, 낮이면 읍내에 들러 허튼 짓을 하고 저녁에 돌아오는 중놈도 있었다. 그런데도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은 누가 스님이 되고 중놈이 될 것을 알고 계셔서 어떠한 말씀도 없으셨다. 더 나아가 참배하는 사람들에게도 부처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셔서 단 한마디의 말씀도 없으셨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부처님이 중생의 구원을 위해 오신 날을 맞이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찰을 찾아 법당에 모셔진 불상을 보고 예를 표하고 정재(淨財)의 공양을 한다. 하지만 일부 사람은 정재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재물을 공양하고 복을 달라고 하면서, 법당에서 많은 시간동안 절을 하면서도 그저 불상만 바라보다가 부처님은 찾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간다. 마치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은 사람들에게 정진하여 깨달음에 이르라 하는데, 사람들은 복(福)을 달라고 하니 부처님의 마음과 사람들의 마음이 달라서 거래가 성립되지 않은 것과 같다.

 

 

법화경에 “욕지전생사(慾知前生事), 금생수자시(今生受者是), 욕지내생사(慾知來生事), 금생작자시(今生作者是) 「전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지금 네가 받고 있는 것을 보고, 다음 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보아라」”는 말씀이 있다.

부처님이 중생의 구원을 위해 자비를 베풀었듯이 부처님 오신 날만이라도 마음속에 부처를 모시는 마음으로 주위에 구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없는지 살펴보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보자. 정재가 아니라도 부처님은 이해하실 것이다. 이렇게 할 때에 부처님과 사람들의 거래는 성립되어 부처님은 사람들에게 자비를 내려주실 것이다.

 

몸의 굽은 그림자는 몸이 굽은 것을 바로 잡을 때 바로 되듯이, 마음의 그릇이 정좌(正坐)되어 있지 않다면 마음의 그릇을 정좌(正坐)해서 바로 잡아야 한다.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부처님 자비의 큰비가 내려도 마음의 그릇에 담기는 것은 조금도 없다. 모든 것은 마음의 그릇의 크기가 아니라 마음의 그릇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니, 자신의 마음의 그릇의 자세를 한 번 살펴봐야 한다.

 

또 세상의 모두는 각자 유아독존(唯我獨尊)이니 남과 다름을 인정해야 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서 어떤 무엇에 집착하며 번뇌에 사로잡히지 않고,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깨달으면서 탐욕을 내려놓아야 한다. 또 더 나아가 공명(功名)과 부귀(富貴)는 세태에 따라 옮겨가나, 기개(氣槪)와 절조(節操)는 천년을 하루같이 변함이 없듯이, 부처님의 가르침 또한 불변이니 하나라도 실천해야 한다.

 

 

사람은 모두 빈손을 움켜쥐고 왔다가 재행무상(諸行無常)에 회자정리(會者定離)를 거치면서, 빈손을 펴고 돌아가는 것이라는 것도 깨닫고 주위에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부처님 오신 날에 부처님을 각자의 마음에 모실 수 있을 것이다.

 

深 · 思 · 翁 (심사옹)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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