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짜 대선결과, 바이든 승리로 끝난 것 아냐” 日 보도

- 외국인으로서 미 대통령이 누가 되든 어쩔 수는 없어
- 트럼프 악마화에 혈안이 된 反트럼프파, 미 국론분열에 책임
- 수많은 정치업적 퇴색시키지 않으려면 쿨한 패배 인정도 방법

미 대선이 끝난지도 벌써 한달이 다 되어간다. 그럼에도 유튜브를 도배 중인, 갈수록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는 부정선거의혹과 주류언론의 바이든 인선준비 뉴스로 온 세상이 요란하다.

 

다른 나라들은 이 소란스러운 장면들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11월 23일 일본 산케이 신문의 인터넷 버전인 “iRONNA”에 미 대선 결과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칼럼 한편이 게재됐다. 와세다 대학 사회과학 종합학술원의 이마무라 히로시 교수의 “바이든 승리로 끝나지 않는, 미국의 미래를 좌우할 진짜 선거결과 (バイデン勝利で終わらない、米国の未来を左右する「本当の選挙結果」)”가 그것이다.

 

히로시 교수는 “이번 미 대선은 사실상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였다”라는 말로 칼럼의 문을 열고 있다. 그러나 “애당초 일본인으로서는 미 대통령이 누가 되든 어쩔 수가 없다. 러시아나 이란과 같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생각을 품어서는 안 되니 말이다” 라며 과거 러시아 미 대선개입 혐의와 종속적 미일관계에 대한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그의 칼럼에는 얌전하지만 날카로운 일본식 위트가 녹아 있다.  

 

“좀 낡고 진부해진 농담이지만, 「미합중국 대통령이란, 여자친구나 며느리의 선물과 같은 거다. 꾸러미를 풀어서 뭐가 나오든 ‘우와, 이거 전부터 갖고 싶었던 건데... 고마워!’ 할 수밖에 없다.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트럼프의 패배와 바이든의 승리가 확실하다면 그 이유는? 히로시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번 대선결과를 정리했다.

 

“별 탈이 없다면, 내년 1월 20일에는 바이든이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게 될 것이다. 야외 취임선서 때 그가 마스크를 쓰느냐 마느냐의 논란은 둘째 치고라도, ‘상당히 이례적’이라던 이번 대선도 결국은 대통령 트럼프와 도전자 바이든의 대결이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트럼프와 反트럼프파의 싸움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바이든의 최대 승리요인이 “그가 트럼프가 아니었기 때문(트럼프만 아니면 대통령이 누가 되든 괜찮아)”이라고 한다면 트럼프는 자기자신에게 패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한편 이러한 미 대선결과를 비롯한 정치 전반에 대해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온당할 지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어차피 다수결의 원칙에 입각한 「선거」 라는 것이, 어느 쪽이든 골라야 할 정책에 대한 견해차를 매듭짓고, 그 자리에 앉힐 인물을 정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지, 진리를 발견하거나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상 정치라는 것이 단순히 더 나은 정책을 선택하는 것일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옳고 그름의 선택이라는 뉘앙스를 풍기게 되는 것도 어쩔 수는 없다. 그것이 정치의 냄새이고,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친구들과의 화제거리로 정치라는 이슈를 피하거나 거리를 두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인 미국의 국론분열에 대한 그의 냉정한 원인분석도 눈여겨 볼만하다.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래, 특히 이번 선거에서 반대파에 의한 트럼프의 '악마화'는 도를 넘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분열”에 대한 책임의 절반은, 트럼프와 함께 反트럼프파에게도 있는 것이다. 물론 함축성을 띠는 미묘한 표현을 하지 않거나, 하지 못하는 트럼프에게 책임과 원인이 크다 해도 말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적인 패배 인정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 아직 공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볼썽사납다고 불평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로서도 개표결과에 이의를 제기해 법정에다 호소할 권리가 있고, … 재검표를 제기하는 것이 주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주마다 제각각인 투표시스템 덕분에 개표작업이 허술했다는 인상도 지울 수는 없다. … 트럼프의 모든 소송이 「근거 없다」 고 치부해 버리는 反트럼프파의 의견은 합당치 않다.”

 

그의 트럼프의 입장에 대한 이해는 다음과 같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기대 이상의 표를 모으며 선전했다. …7천만 표가 넘는 득표를 기록하며 … '트럼프와 공화당에 미국민이 철퇴를 내린 것' 이라고 하기에는 한참 먼 결과였다. 아직까지는 2020 대선 결과를 「전체적으로 민주당의 힘겨운 승리, 공화당의 건투, 그러나 아쉬운 석패」 라고 하는 편이 공정할 것이다.

 

푸른 물결(민주당의 Blue Wave)은 분명 수위를 높이며 밀려오긴 했으나 붉은 제방(공화당의 선전)에 막혀 온 나라를 잠식하는 쓰나미까지는 아니었다.”

 

 

칼럼은 미 대선 이후 정국 변화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관측하고 있다.

 

“… 연방정부가 완전히 푸른색(민주당)으로 물들 경우 공화당에서 염려할 부분은 뭐니뭐니 해도 민주당의 연방대법관 정원 확대 시도다. 미합중국 헌법에 정원 자체에 대한 규정이 없어 법률로 증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현재 9명인 정원을 4명 더 늘려 13명으로 만들고, 늘어난 4명의 민주당 성향 대법관들을 대통령에 취임한 바이든이 지명하고, 민주당 주도의 상원이 승인한다면 현재의 보수파 6명, 민주파 3명의 판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트럼프와 공화당이 대선 직전 시점에 다소 억지 보수파로 분류되는 에이미 배럿의 대법관 지명승인을 단행한 것이 이 문제의 복선이 되고 있다. 그렇더라도 선거를 이긴 당이 매번 대법관 정원을 늘리면 사법부의 독립과 신뢰는 크게 흔들릴 것이다. 민주당의 양식과 자제를 기대한다."

 

 

이러한 우려를 바탕으로, 이번 대선 결과에 쉽게 승복하지 않는 트럼프 측이 대법원까지 소송을 이어가더라도 대선결과를 뒤집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의 법정 투쟁 전략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접전 조지아 주에서는 재검표 결과 바이든의 승리를 뒤집지 못했고, 트럼프 자신도 미시간 주에서 제기한 바이든의 승리 인정에 대한 이의신청 소송도 철회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자세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나오고 있고, 여기에 이런 고통스러운 배경도 있어서인지 트럼프는 부정투표를 부정한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CISA)의 크리스토퍼 크랩스 국장을 해임했다."

 

 

히로시 교수는 정치학자답게 미국의 정치판도를 확실히 움직일 수 있는 실질적인 세력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지적해준다. 즉, "이번 선거에서 정말 중요한 대목은 대선 결과보다 주의회의원선거"라는 것이다.

 

요약하면 10년마다 실시되는 인구센서스의 2020년도 결과가 내년도 선거구 획정에 반영되면 기초의회인 주의회 의원선거에도 변화가 생기게 되며 그에 따라 연방 하원의원 정수가 재배정된다. 바로 이 선거구 획정에, 주지사와 주의회 다수당의 의향에 따라 임명되는 주의회의원들의 힘이 발휘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주의회의 다수당이 자당에 유리한 선거구 할당을 하는 것은 선거의 승자에게 주어지는, 말하자면 일종의 「상품」 으로서 암묵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민주당이 올해 주의회 선거에 주력한 것도 현재의 하원 다수를 향후 10년간 반석으로 삼으려 했기 때문이다." 

 

히로시 교수는 그럼에도 이번 주의회선거에서 보여준 공화당의 선전으로, 트럼프의 영향력이 결코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무당파 의회원칙을 취하는 일원제인 네브래스카 주를 제외하고 선거 전 주의회 세력은 49개 주, 상하 양원을 합쳐 98개 주의회 중 공화당 59개, 민주당 39개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전미 주의회 의원연맹(NCSL)에 따르면, 최종 결과는 집계가 계속되고 있는 애리조나주의 결과에 달려 있다. 그러나 공화당은 적어도 개선 전 수준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공화당은 뉴햄프셔 주의회의 상하 양원에서 과반수를 탈환했다. 또 현직 민주당 지사가 은퇴하는 몬태나주에서는 공화당의 그레그 장포르테 후보가 당선됐다. 그 결과 전미 50개 주 중 27개 주를 공화당 지사가 다스리게 된다."

 

또한 히로시 교수는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 패배한다 하더라도 그의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고 덧붙이고 있다. 

 

"생각해보면 트럼프는 2015년 뉴욕 트럼프타워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와 설마 했던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만만치 않은 실적을 남겨왔다.

 

공화당 내에서도 무수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후보자 지명을 얻었고, 본선에서도 아무도 쉽게 예상못한 역사적 승리를 거두었다. 대패가 예상됐던 이번 선거에서도 조금 못 미쳤지만 접전으로 몰고 갔다.

 

또 선거 결과는 트럼프가 소수자들, 특히 플로리다의 히스패닉계와 흑인에 대한 공화당의 호소력을 강력하게 구축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CNN의 투표소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번에 흑인의 12%, 히스패닉의 32%가 트럼프를 찍었다. 이 숫자는 4년 전보다 모두 4%씩 증가한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 트럼프가 내건 주요 공약이 멕시코 국경에서 유입되는 히스패닉을 염두에 둔 국경장벽 건설이고, 이른바 BLM운동이 미국 전역을 뒤흔들던 시기임을 생각하면 놀라운 숫자라고 해야 한다.

 

인종차별주의자니 백인우월주의자니 하고 딱지를 떼인 인물에게 그래도 흑인 8명 중 1명, 히스패닉 3명 중 1명이 표를 던진 것이다. 외교에 대해서도 스탠드플레이만으로 국제공조를 교란했다는 부정적 평가만 눈에 띄는 가운데 중동에서의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 감염이 확대되기 직전까지 호경기를 지속시켰고, 흑인과 빈곤층에도 그 혜택이 돌아갔다. 게다가 행운도 따라 임기 4년 동안 무려 3명의 연방 대법관을 지명했다. 이들은 트럼프과 바이든 모두가 백악관을 떠난 뒤에도 앞으로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칼럼은 이같은 트럼프의 눈부신 업적이 정권이양과정에서 희석되는 부분을 아쉬워하면서도 그가 쿨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이러한 그의 능력을 퇴색시키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개인적 소견도 곁들였다.

 

"이런 일련의 업적이 마지막 정권이양의 혼란으로 흐릿해지는 것은 트럼프 자신의 명성과 역사적 평가를 손상시킨다. 아마도 트럼프 측은 마지막까지 법정에서 싸울 것이고, 그에게는 그럴 권리도 있다. 그래도 재판을 곁눈질하면서, 원활한 정권이양에는 협력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하지만 일본 시간 11월 10일 새벽 미국 시사사이트 악시오스의 조너선 스완 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측근에게 자신의 4년 후 대선 출마에 대해 말했다고 한다. ... 트럼프 자신이 이미 패배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어 재판은 말하자면 「원래 안되는 거였어」라고 할 정도의 결과를 보여줄 지도 모른다.

 

트럼프의 4년 후 재출마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나이의 벽은 이미 바이든이 무너뜨리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트럼프가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자로서 무시할 수 없는 가장 유력한 후보자임은 기정사실이다. 하기야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에 의욕을 가지는 니키 헤일리나 마르코 루비오 같은 인물들도 「장난 아니다」라고 여겨질 것이다.

 

트럼프의 속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마지막에는 자기 자신에게 대통령 사면을 해 퇴임 후의 소추를 막고, 자신의 텔레비전국을 설립해 기존 미디어의 「페이크·뉴스와 싸우고, 그리고 4년 후에는, 다시 백악관에 입성한다고 하는 시나리오를 마음에 그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분명 꿈을 꿀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이 주 희 <국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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