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고백했는데도 아니라는 ‘이란’

- 자국에 대한 공격은 미국, 이스라엘이어야만 한다?
- 내부결속 위한 ‘외부의 적’ 설정은 북한과 판박이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820㎞가량 떨어진 케르만시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전 사령관의 추모식 장소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가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란 당국이 폭탄 테러의 배후로 이스라엘과 미국을 지목한 가운데, 이슬람국가(IS)가 성명을 통해 스스로 이번 테러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으며, 미국 또한 전략자산들에 의해 확인된 감청 자료를 통해 IS의 소행이 맞는 것으로 결론지어 파장이 예상된다.

 

당초 이란은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전 사령관을 제거한 미국이, 이번 테러 또한 주도한 것으로 결론짓고 대대적인 보복을 천명한 상황에서, 테러주범이 IS로 굳어지자 정작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해지고 있다.

 

이 같은 이란의 모습은 마치 이번 테러의 주범은 미국과 이스라엘이어야 하고, 이를 통해 대대적인 성전(聖戰)을 촉구하여, 궁지에 몰린 팔레스타인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슬람 연대 축을 구축하려는 목적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는 신념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테러로 최소 84명이 숨지고 280여 명이 부상당한 상황에서 이란 당국은 용의자들을 긴급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아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 장관은 이란 국영방송에 “정보 당국이 이번 테러와 연루된 일당과 관련해 매우 유력한 단서를 잡았다”며 “이번 사건에 역할을 담당한 자들도 체포했다”고 말했다.

 

IS와 이란은 같은 이슬람 종교 국가이고 반미(反美)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수니파인 IS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는 적대적인 관계로 과거에도 많은 충돌이 있었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