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일본, 매뉴얼이 기적 일궈

- 하네다 공항 여객기 충돌 속 379명 생존
- 지진으로 아수라장, 일본인은 침착했다..

 

기적은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위기의 일본 국민들이 보여주고 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도시가 1m 이상 밀려나는 대형 참사를 겪은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2일 일본의 수도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여객기 충돌로 화재가 발생하여 탑승자 400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사고가 이어졌다.

 

이날 사고로 일본항공(JAL) 소속 516편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 367명과 승무원 12명 등 379명은 화재 발생 직후 전원 탈출에 성공했다. 안타깝게도 해당 여객기와 충돌한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 탑승자 6명 중 1명은 탈출했지만 5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가 공항 활주로에 착륙 직전 타 항공기와 부딪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자칫 승객 전원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질 수 있었음에도, 승무원들은 사전에 교육받은 대로 침착하게 행동한 결과, 전원 생존이라는 기적으로 만들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항공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90초 이내에 승객들을 기내에서 탈출시키도록 훈련받는 이른바 ‘90초 룰’을 규정으로 삼고 있는데, 이번 JAL 승무원들도 이에 따라 탑승객들을 신속히 대피시킨 것으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강진이 발생한 이시카와현에서도 극심한 혼란속에 생필품 사재기나 약탈 등으로 혼돈이 가중될 수 있음에도, 일본인 특유의 침착성과 타인에 대한 배려 등으로 이같은 혼돈의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또한 위기상황실을 가동중인 정부의 지침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대피소로 이동하고, 각종 구호물품의 지급과 피난처 운영에 있어서도 적극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의 관건은 계속되고 있는 여진이 문제인데, 통상 지진 발생 이후 3일째 되는 날에 최악의 여진이 닥치는 경우가 있어 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현재 지진으로 인한 전체 피해자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피해 규모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일 “노토반도의 열악한 도로 상황을 고려해 뱃길을 통한 물자 지원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건물 붕괴 등에 따른 피해자들을 조금이라도 빨리 구출해야 한다”며 자위대·경찰·소방 당국 등을 총동원한 대규모 구조 작업을 지시했으며, 육상자위대 대원 1000여 명도 노토반도 일대에 투입돼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