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모스크바에서 추방 ’시베리아‘로

-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교도소로 이감
- 내년 선거 의식 영향력 차단 의도로 해석
-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 떠올라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에 있는 최악의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빌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드디어 나발니를 찾았다"며 "그는 현재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하르프에 있는 IK-3(제3교도소)에 있다"고 밝혔다고 AFP, dpa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나발니의 소재가 확인된 건 야르미시가 마지막 접견을 했다고 밝힌 지난 6일 이후 거의 3주 만으로, 모스크바 인근을 떠나 최악의 시베리아 교소도 이감을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이감한 것은, 솔제니친의 경험을 통해 쓴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라는 스탈린 시대 강제수용소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러시아의 대표적 인권운동가인 나발니는 2020년 독살 시도를 당한 뒤 가까스로 살아남았으나, 스스로 러시아로 귀국한 후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시베리아로 이감되기 전까지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235㎞ 떨어진 멜레코보의 제6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나발니의 시베리아 이감에 대해 한 전문가는 “내년 선거를 의식한 푸틴이 나발니를 수도인 모스크바로부터 멀리 떨어진 시베리아로 유배하고, 선거에서의 그의 영향력을 최대한 축소시키려는 고도의 기획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 작가 솔제니친의 폭로로 구 소련이 끝내 무너졌는데 이제는 나발니에 의해 푸틴의 전체주의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솔제니친은, 구 소련시절 혹독한 인권 탄압에 맞써 1973년 유형지에서의 잔학상을 폭로한 ‘수용소 군도’를 해외에서 출판하여 서독으로 추방되었던 대문호이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