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의 일부 다리가 폭타되어 통행이 17일(현지 시각) 긴급 중단됐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스푸트니크 등에 따르면,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라고 했다. 다만 일부 러시아 매체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다리가 붕괴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확한 공격 주체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수반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비상 상황으로 인해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와 크림반도를 잇는 다리의 통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번 다리 붕괴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는 즉각적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 대변인은 현지 매체에 “이번 사건이 러시아 측의 도발 행위일 수 있다. 러시아가 그러한 도발을 하는 건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자작극’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크림대교는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 왔다. 크림대교는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정학적 야욕을 드러낸 ‘자존심’이자 크림반도를 러시아 본토와 통합시키는 전략 무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이유로 우크라이나는 이 다리를 1순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실제로 지난해 10월엔 크림대교에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한때 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폭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다가, 이달 초에야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이 “러시아의 물류를 중단시키려 (크림대교 위에서) 트럭 폭격을 가했다”고 시인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부터 크림반도까지 되찾겠다며 대반격에 나섰지만, 공격이 예상보다 지체되면서 전쟁은 소모전으로 변해가는 양상이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