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전에서 흑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의 기간산업을 겨냥한 공격에 나서는 형태의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4일(현지시간) 흑해와 아조우해를 잇는 크림반도 인근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 유조선 SIG를 해상 드론으로 공격했다. 전날인 3일에는 러시아 흑해 주요 원유 수출항이자 기간시설인 노보로시스크에 있는 러시아 해군기지에서 해상 드론으로 러시아 군함을 타격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러시아 본토의 해안을 공격하고 나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 같은 일련의 공격은 러시아가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선의 안전한 운항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최대 수출항인 오데사의 주요시설을 공습해 파괴한 데 대한 반격의 성격이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성명을 내고 지난달 러시아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군사적 표적으로 간주하겠다며 한 경고에 이어 노보로시스크, 아나파 등 러시아의 흑해 항구 6곳을 '전쟁 위험 지역'으로 지정하며 더 구체화으로 경고한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의 이번 흑해 기습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보복을 공언했다. 흑해가 새 전선으로 떠오르는 배경에는 이번 전쟁의 본거지를 러시아 본토로 옮기려는 우크라이나 측 전략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드론 기습으로 전쟁 중심지를 러시아로 이동시켜 주도권을 잡으려는 게 우크라이나의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드론 보급을 책임지는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정보통신부 장관은 더 많은 드론 공격을 공언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점점 더 자주 기습하는 것은 러시아인들의 여론을 움직여 종전으로 결말지으려는 목적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목적을 방증하듯 모스크바에서 그간 가장 안전하게 여겨지던 중심가 고층건물에 연쇄적으로 드론 기습을 가했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