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해 ‘대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러시아 정부군과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했던 바그너 그룹이 전장에서 러시아 정규군까지 납치, 고문하고 무기를 갈취했다는 의혹이 전직 러시아 고위 군 관계자에 의해 제기됐다.
1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자신을 러시아 제72 기동소총여단 중령이라고 밝힌 로만 베네비틴은 "바그너에 대한 개인적 적대감 때문에 술에 취해 바그너 차량에 발포했다"고 인정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베네비틴은 바그너그룹에 체포돼 신문을 받기도 했다.
그는 “(바그너가) 안하무인으로 행동하고 우리를 죽이겠다고 끊임없이 위협하며 자극했을 뿐 아니라 특정 행동에도 나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베네비틴은 자신이 이끌던 여단의 병사들이 바그너그룹에 의해 조직적으로 납치, 학대당했으며 때로는 성폭력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푸틴의 요리사’ 등으로 불리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최근 우크라이나군과의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의 탄약 지원 부족 등을 거론하며 수시로 군부를 공개 비난해왔다.
프리고진이 러시아 국방부와의 관계를 자꾸 악화하려는 것은 여론전에서 그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태도가 바그너그룹과 정부군 간 분열을 더 심화시켜 결과적으로는 양측의 전반적인 전투 효율성을 저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