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들의 인사독점(人事獨占)으로 말들이 많다.
특정 직업군이나 인맥·학맥 등이 정부요직의 인사를 독차지 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작금의 비평들을 보면 깊은 고민에서 나오는 따끔한 질책이기 보다 무미건조 내지 일반적인 반발심이라는 느낌이다.
세간의 백성들이 아니라 오피니언 리더그룹에서 나오는 비평이란 조금은 달라야한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겉치레의 수박 겉핥기가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고서 바꾸거나 저항하려는 지성의 혜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우선 어느새 팽배해진 우리사회의 인사규정과 여론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현존하는 잣대로 인사, 특히 고위직 공무원이나 인사청문회 대상에서 발탁될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 잣대란 능력은 차치하고 거의 성직자나 수도자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능력이 출중하다 싶으면 음주운전 이력이나 위장전입, 자녀문제 등등이 상위 변수다.
그런 부분에서는 다소 깨끗하다고 할 수 있는 시민사회 인사를 보면 평소 단체 활동의 일환이었던 SNS상의 글 내용들이 심각한 하자로 나타나 치명상을 입는다. 심지어 목적활동에 충실했던 이력은 발목 잡히기 일쑤다. 그냥 가만히 복지부동(伏地不動)했던 사람들만 못하다.
사실 위장전입, 자녀문제 등등은 개인사의 문제지만, 시민사회 출신들의 활동이나 글 등은 진영싸움의 영역이다. 그래서 걸러내고 걸러낸 결과, 늘공 아니면 검사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안정적인 공직에서 좌고우면하거나 진영간의 싸움에 나설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마냥 꽃길만 걸어왔던 그들에게 하자가 발생할 확률은 극히 낮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권한밑으로 공직자검증단이 만들어졌다. 진짜 무엇이 문제일까?
검사출신이나 늘공들을 갖다 쓰는 것이 문제일까, 지금의 인사기준이나 여론의 잣대라는 것이 문제일까?
'반지성'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 여기!
이 · 상 · 만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