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초 본보에 실렸던 아무개 ‘시절 논객’의 초청 시론 끄트머리는 이러했다. 그 ‘시절 논객’도 “어느 허접한 논객의 수년 전 탄식”이라고 주절거렸다.
“국가 또는 공공의 이익으로 포장된 개인의 욕심과 허황된 꿈이 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나라와 본인 모두에게 장기간 해악(害惡)이 된 사례가 얼마나 많았던가...”
왠지 ‘허황된’이란 수식어에 긴 여운이 남았었다.
그리고 40여 일이 지났다. ‘대선 투표’까지는 2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이미 동네 이곳저곳에 낯짝 사진들이 붙었다.
그 무슨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거의 마지막(?) 넋두리가 될 듯도 하다. 물론 예전의 경험을 들이대며 그렇지 않을 거라 예측하기도 한단다.
“저는 윤 후보에게 본 선거 3주 기간 중 일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제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누가 더 차기 대통령의 적임자인지를 선택해 달라...”
정가(政街)와 저잣거리 모두의 지대한 관심사였다. 그러나...
정치판의 내밀한 움직임을 어찌 알리오. 그저 세상 인심이나 살펴보고자 관련 보도기사의 댓글들을 살폈다. 건성건성 본 것 중에 눈에 띄는 대로 주섬주섬 늘어놔 본다.
우선, 무슨 연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댓글도 있었다. 혹시 여론조사 결과를 꼬집은 건가?
“막걸리 돗수도 10% 넘는다. ㅋ”
‘야권 후보 단일화에 이은 확실한 정권교체’를 염원하던 뭇 대중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에 닥치고 ‘문재명 정권’을 원하는 ‘깨문’과 ‘깨명’ 패거리들은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그냥 이재명의 구애는 있었고 직접적으로 이재명에게 가지는 않아도 대신 완주하면 이재명과 단일화의 효과는 있다고 보는 거군요. 결국 이재명과 단일화군요.”
이런 유(類) 글들이 꽤 여럿이었다.
“이재명이 하고 미리 합의했네.”
“역시 좌파 도우미! 또다시 철새의 길로!”
“십 년 고춧가루 장사만 하시네.”
제법 긴 글도 많았다. 그만큼 논쟁의 여지가 크다는 반증일까?
“이재명이 되는 수는 혹시 있을지 모르나 안철수가 되는 일은 없을 꺼다. 처음부터 완주하겠다고 하곤 느닷없이 터무니없는 단일화 제안, 그리고 오늘은 남 탓하며 스스로 결렬 선언하니 도대체 뭘 하는 건지... 정신과 상담을 받거나 아님 고해성사를 하든 둘 중 하나는 해야겠다.”
그런가 하면, 허탈이 변해서 실망과 분개로 이어진 느낌의 글들도 여럿이었다.
“과학 따지지 말고 유세차 가스 점검부터 잘해라.”
“대권 도전은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만 제발 이번을 끝으로 정치판에선 두 번 다시 안 봤음 한다. 하는 짓거리가 10년 내내 철새 정치인데 앞으로도 계속 저런 정치 할 건 뻔한 거 아닌가.”
“우리 철수 잘했어요. 혼자서도 잘해요. 그런데 그 책임은 무거울 거야.”
그리고... 아마도 그분의 정치 역정을 잘 알고 하는 예측 같기도 했다. “제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와 가장 잘 어울리는 대사였지 않나 싶었다.
“잘 가〜 이제 오지 마〜”
글쎄, 이름 석자의 업보(業報)인가. 유난히 그분의 행보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딱히 그분에 국한된 말씀은 아니다. 그저 세상 사는 이치랍시고, 누군가가 지껄였단다.
“같은 일을 반복하며 다른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것은 광기(狂氣)다.”
<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