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US칼럼] 북한, '제2의 고난의 행군' 오고 있다

- 지나친 군사비 지출로 식량난은 더욱 가중
- 해외 주재원들에 식량 확보 관련 긴급 지시

 

이곳 미국 중서부의 나무와 풀 사이를 가르며 부는 쌀쌀한 바람은 이미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알린다. 창밖으로 들리는 풀벌레와 귀뚜라미 소리 또한 깊은 가을밤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추석이 있는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 가을에 접어들었지만,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어느때보다 심각하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북한이 최근 식량 부족량을 추산한 결과, 1년치 식량 필요분 중 5개월치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심각한 식량 상황에 북한은 해외에 파견된 주재원들에게 곡물 조달 명령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북한에서 김매기철, 모내기철 등에 농촌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선전대원을 하여 북한의 농촌과 식량 사정을 잘아는 미국 중서부 거주 탈북민 김옥향씨의 말을 중심으로 북한의 식량 문제에 관해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김옥향씨는 북한 김정은 정권이 지난친 군사 지출비로 인해서 식량부족 현상이 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핵미사일 등 군사 무기에 돈이 많이 지출되기 때문에 식량 구입비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군에는 우선적으로 식량공급을 해주었는데, 현재는 특수부대 등에 복무하는 군인들과 김정은의 호위총국 그리고 평양 엘리트 계층에게만 식량이 공급된다고 옥향씨는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일반부대와 건설부대, 지방의 일반 주민들은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고 있다고 한다. 즉 약 300만명이 식량부족으로 인한 굶주림으로 죽어갔던 90년대말 '고난의 행군'처럼  극도의 식량부족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2일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초 해외 각지에 파견돼 있는 주재원들에게 하반기 당에 바쳐야 하는 계획분을 입쌀·강냉이·콩 등 현물로 제출하라는 내용의 지시문을 하달했다.  해당 지시는 외무성·대외경제성·군수공업부·중앙당 등 상부 기관이 여러 나라에 파견한 외교관·무역대표부와 특수품 밀수업자 등 소속원들에게 각각 하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프리카나 중동에서 특수 목적의 기밀품을 밀수하는 요원들에게까지 쌀을 조달하라는 지시를 내려, 요원들 사이에서 “고난의 행군 이후 조국이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한 것이 아닌가”라는 한탄도 나왔다는 얘기들이 들리고 있다.  북한당국은 파견원들에게 최대한 곡물을 확보하고, 조달한 현물만큼 하반기 당 자금 계획분에서 공제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식량 조달 지시는 물론 그 과정도 눈에 띄지 않게 기밀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는데, 핵미사일까지 개발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식량을 구걸한다는 것을 북한 스스로 망신스럽게 여기고 있고, 이 사실이 내부 주민들에게 알려지면 당과 국가에 대한 신뢰도 하락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물밑에서 움직이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김옥향씨는 국제사회가 지금까지 해왔던 인도적 지원 이외에도,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증진 차원에서 중국을 설득 및 압박하여 북-중 국경을 개방함으로써, 북한주민들이 국경연선을 통해 식량거래를 활성화하고 장마당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심각한 식량부족과 관련하여 최근 인도 국제사업회의소(ICIB) 홈페이지에 “북한의 관료들이 내부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곡물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인도 뉴델리의 ICIB 사무실을 방문했다”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미국 거주 탈북민 옥향씨는 국제사회와 언론이 현재 '제2의 고난의 행군'으로까지 불리는 심각한 북한의 식량난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과거 '고난의 행군' 시절에 수많은 북한의 주민들이 깊은 눈물 속에서 굶주림으로 처절하게 죽어갔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참혹한 비극이 발생해서는 안 되겠다.

 

김 · 성 · 한 <한미자유연맹 부총재>

 

             ※ 초청시론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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