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個人)과 공화(共和)의 가치가 자유민주주의 회생

- 개인주의와 공화국의 덕목 상실... 자유민주주의 몰락
- 법치조차 망가진 대한민국, 기만과 사기만 판치는데
- 文정권 이후의 대한민국,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

 

영국 옥스퍼드대학을 말할 때는 항상 ‘유서 깊은’ 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중세인 1096년에 세워진 이 학교는 이제 개교 천년을 바라보고 있다. 옥스퍼드대학의 표어는 “주는 나의 빛”(Dominus IIIuminatio Mea)이다. 이 표어가 상징하듯이 옥스퍼드대학은 중세 수도사들이 만든 대학이다.

 

종교개혁의 별, 존 위클리프

 

대학 내 39개에 달하는 칼리지(단과대학)들이 있고, 성공회-로마가톨릭-침례교 등의 성직자양성을 위한 대학협력기관이 7개 있다. "영구적 대학기관"(Permanent Private Hall)으로 불리어지는 이들 기관 또한 대학의 한 단과대학으로 대우받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위클리프 홀’(Wycliffe Hall)이다. “종교개혁의 새벽별”로 불리 우는 존 위클리프 (John Wycliffe) 성인을 기리는 신학대학이다. 1328년에 태어난 위클리프는 옥스퍼드에서 수학했고, 역사상 최초로 헬라어로 된 성경을 영어로 번역해 일반인들에게 전파했다.

 

 

그는 “교황이나 군주가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권위와 권력을 사용할 경우,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 권위에 복종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며, 성경이야말로 “백성의, 백성에 의한, 백성을 위한” 나라(정부)를 만들 수 있도록 만백성들에게 학습되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이 대목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를 국시로 하는 모든 국민들의 기억에 또렷하게 새겨져 있는, 바로 그 유명한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문"내용(The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and For the People)이기도 하다.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과 위클리프

 

1863년 7월 한 여름 3일간의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남군과 북군 합쳐 6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후, 처참하게 썩어가는 병사들과 말들의 시체를 치우는 데만 꼬박 3개월이 걸렸다.

말끔히 전쟁의 참상이 치워진 11월의 한 좋은날 링컨은 병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게티스버그 연설문에서 이 장엄한 문구를 기록해 자유민주주의의 ‘전설’이 되었다. 워싱턴 메모리얼파크에 자리한 링컨의 동상은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국가들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링컨이 바로 위클리프의 메시지를 자신의 연설문에 인용한 사실은 링컨을 사랑하는 전 세계 민주국가 사람들 대부분이 잘 모른다.

 

 

위클리프의 일갈은 링컨보다 5백년이나 빨랐다. 교황과 군주들의 가혹한 징세와 폭력에 시달렸던 농민들은 위클리프의 메시지를 앞세워서 여기저기서 반란을 일으켰다. 그러니 중세 신을 빙자해서 자행되었던 그 잔인하고 포악적인 권력과 폭력 앞에, 위클리프가 온전한 인생을 편안하게 마쳤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는 살아서도 박해받다가 사후 40여년 후에는 ‘부관참시(剖棺斬屍)’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성경은 믿음의 백성 모두에게 내린 하나님의 메시지라고 강조하며, 개신교의 중심가치인 “나와 신”(GOD & I)이라는 신앙공식이 성립되게 만들었다. 가톨릭이 주도하는 일사분란한 집단의식, 권력행사로서의 제사와 기도 등을 부정하고, 걸어가면서 중얼중얼 혼자 마음속의 신과 대화하는 최초의 사람들이 비로소 태어났던 것이다.

 

가톨릭세력은 이들을 ‘이단’으로 치부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미친 사람’이란 뜻의 "롤라드"(Lollards)라고 비아냥거렸지만, 여기서 바로 근대의 산물인 “개인”이 탄생하게 되는 ‘역사적 장면’이 연출되었다.

영국이 주도했던 자유주의의 전통에는 개신교적 기독교사상이 깊은 근원적 뿌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 자유주의와 기독교적 전통이 그대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역사와 문화, 계급과 인종적 배경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새로운 거대한 자유주의국가를 건설할 수가 있었다.

 

프랑스의 몰락과 미국의 탄생

 

천부인권에 기반을 둔 자연권 사상과 이성 중심의 계몽주의철학, 그리고 교회를 떠난 자유로운 신앙공동체의 형성(Pilgrim Fathers) 등의 조건과 상황들이 결합되어, 북미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가톨릭 국가 프랑스세력을 몰아내고 미합중국을 만들어 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미국의 한 주가 대한민국의 몇 배가 되는 지리적 형국에서 각주들이 향유하고 있었던 정치경제, 사회문화적인 습속을 서로 타협해 내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어려움을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다. 미국 독립이후 시간이 갈수록 휘어지는 역사적 반동 속에서, 분리주의자들을 굴복시키고 자유민주주의체제로서의 통합을 이어가기 위해 자유주의자 링컨은 남북전쟁이라는 도발을 감행했던 것이다.

 

링컨의 도발은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옹립을 위한 최후의 결단이었으며, 그 결과 노예해방은 또 다른 인류의 성취라고 할 것이다. 만약 미국이 영국의 자유주의 전통과 법치 시스템을 수용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마그나카르타(1215년, 대헌장)로부터 명예혁명(1866년)으로 이어지는 영국의 경험주의적 사상을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오늘의 미국은 사라지고 없어졌을 수도 있었다.

 

 

지나치게 이성을 강조하는 프랑스 계몽주의철학은 결국 역사의 진행을 너무 일직선상에 놓고 당위론적인 역사적 판단만을 기대한 결과, 프랑스혁명 이후 자코뱅의 출현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그 이후 혁명과 반혁명으로 이어지는 150년의 정치적 혼란을 고통스럽게 겪은 후, 비로소 드골정부에 와서야 자유민주주의가 온전히 성립되는 그런 길고 고통스런 역사적 아픔을 가졌던 것이다.

반면, 영국의 계몽주의는 경험주의에 입각해서, 이성적 판단이 주는 오류를 포용하고 품어 낼 수 있는 원만한 법적 시스템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그런 영국의 법치가 미국으로 그대로 전달되었다. 그 힘을 바탕으로 미국은 내부 분파세력과 프랑스세력을 몰아내고, 온전하게 국가건설 (Nation-Building)과 국민건설 (People-Building)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정말 요상한 일들이 영·미권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문화적 상대주의와 페미니즘의 창궐로 옥스퍼드의 위클리프 홀 신학대학이 도전받고 있다. 양성평등, 학문의 자유, 양심의 자유문제 등을 들고 나와서, 위클리프 홀 대학이 지나치게 남성우월주의에 빠져 자유분방한 학문적 결과를 배척하고 있다면서 "대학 폐지"를 주장하는 학자와 시민단체 세력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 가치에의 도전, 세계적 위기 닥쳐

 

미국도 두 말할 것도 없이 페미니즘, 정치적 올바름 (PC), 성 평등의식 등으로 기독교에 기반을 둔 자유민주주의적 가치가 밑도 끝도 없이 도전받고 추락한지 이미 오래다. 미국공항에서 기록하는 출입국 카드에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대답해야 하는 그런 기가 막힌 시대가 되었다.

 

유럽에서 수백 년의 산고를 거치면서 천신만고 끝에 탄생한 근대적 ‘개인’인데, 이 근대적 개인상이 이제 전 세계적 차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인간의 거친 감성과 물질주의에 빠져있는 개인주의가 다시 정상적으로 구현되지 않으면 공화국의 생존도 의미가 없어진다. 시민사회가 사라진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어떻게 상상할 수 있는가!!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체제전쟁을 벌였던 링컨 대통령처럼, 이승만 건국대통령도 북의 남침을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지켜냈었다. 건국 이후 국제적 시각이 전무한 상태에서 처음과 끝에 이승만 대통령이 늘 있었다. 세계사적인 거대한 흐름에 무지했던 당시의 정치환경 속에서 건국과 함께 국제공산세력의 도발을 막았으며, 지금도 우리의 안녕(安寧)을 보장해주고 있는 ‘한미동맹’을 일궈냈던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을 잊은 대한민국

 

그런데 며칠 전 한 여론조사가 실시한 역대 대통령의 업적평가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바닥을 헤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화를 성공시킨 박정희 대통령이 1등인 것에 수긍이 가면서도, 건국 대통령이 꼴찌라는 사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 가치와 자유민주주의 신념을 잊은 대가는 참으로 크다. 文정권 5년 동안 대한민국은 전방위로 거덜이 나버렸다. 잠시 눈을 돌려 중국공산당을 쳐다봐도 3번째 ‘역사결의’로 모택동의 반열에 올라서는 시진핑을 보고 있노라면, 프랑스 역사철학자 레이몽 아롱 (Raymond Aron)의 말대로 “좌익들은 참으로 머리가 나쁘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특히 이런 시진핑과 중국공산당을 ‘위정척사(衛正斥邪)’하고 있는 文정권 세력들의 무지에 놀라울 따름이다. 이 바보들이 강조하는 진보적 사회주의가 일말의 의미가 있다면, 이들과 비교되는 마르크스는 ‘신’이고, 마오저뚱은 ‘산신령’이며, 김일성은 ‘지도교수’ 정도로 봐야 할 것 같다.

 

文정권의 축척된 만행에 국민적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고,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국민적 결기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더구나 여권 대선후보가 조폭도 모자라 부패사기꾼집단과 연관되고 있는 수준이라면 이들은 정말 강철 맨탈의 “자살공동체”가 아닐 수 없다.

 

선거부정을 넘어서는 도발 감행할 수도

 

아직까지 본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부나방같은 운동권 출신 저급 정치인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권력을 이용한 ‘공포정치’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적당히 ‘정치공학’ 또는 ‘사회공학’이란 사기와 위선적 방법으로 버텨왔지만, 이도저도 안되는 막판이라고 판단될 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야당후보를 공격하거나 선거부정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법의 정신’(De l'esprit des lois)의 저자 몽테스키외(S. L Montesquieu)는 여러 형태의 정치체제 중에 법을 이용한 '공포'(Fear)로 자행되는 전제정치(專制政治)야말로, ‘공화국’이 가장 우려해야 하는 ‘종말적’ 정치형태라고 강조하고 있다.

 

文정권의 저급성을 익히 알고 있기에,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시간이 오고 있음을 직감한다. 앞으로 100여일 안에 자유대한민국의 ‘개인’과 ‘공화국’의 운명이 판가름 난다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지 말자!

 

 

강 · 량 <정치학박사 / 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

 

                ※ 초청시론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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