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US 칼럼] 아프간 사태와 주한미군 철수의 유사성

- ‘적을 지치게 하라’는 탈레반의 전략
- 여론에 민감한 미국 사회의 취약성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 후,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의 처참함이 뉴스와 영상을 통해서 매일매일 전달되고 있다. 자신의 어린 자식들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카불공항 주둔 미군들에게 아기와 아이들만을 전달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황급한 미군철수는 1975년 미군의 베트남 철수 후 적화과정에서 미국대사관을 통해서 헬기로 탈출하던 아수라장과 매우 유사한 모습이었다. 또한 핵무기가 완성된 현재의 북한의 상황을 비춰볼때 한국에서의 주한미군 철수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들이다. 특히 보수-진보정권을 막론하고 한국의 여러 정권들의 친중 및 미국 거리두기 행태는 그런 가능성을 더욱 부채질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지난 7월 2일 미군은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비밀철수를 시작했다. 바그람 기지는 아프간 최대 미군기지다. 건설에만 9천 6백만 달러, 약 1천억 원을 들였다. 미군과 그 가족 등 10만 명이 생활했다. 한국의 평택 미군기지에 비견될만한 규모다.

미군은 바그람 기지에서 하루 밤 사이에 쥐도 새도 모르게 철수해버렸다. 그 과정에서 수천 대의 차량과 장갑차 수백 대 등 350만 개나 되는 물품을 버리고 갔다. 워낙 비밀리에 철수하는 바람에 바그람 기지의 아프간군 사령관인 코히스타니 장군은 “미군이 떠날 거라는 소문은 들었는데, 우리는 미군이 떠난 다음 날인 아침 7시가 돼서야 미군이 이미 바그람을 떠난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프간 군이 식사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전기가 나가고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물품을 그대로 두고 떠나는 바람에 아프간 민간인이 기지에 들어가 물품을 약탈해 판매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미국이 왜 장갑차까지 내버려 두고 황급히 철수했을까? 선뜻 이해되지 않는 사건이다.

한 가지 가능성이 있는 주장은 미군이 매우 심각한 군사적 위기를 다급하게 맞닥뜨렸다는 것이다. 추론일 뿐이지만 탈레반이 곧, 정말로 기습한다는 정보를 얻었는데 그 피해가 상당히 심각할 것으로 판단됐다면 미군으로선 몸만이라도 황급히 피하는 게 고작일 수 있다.

 

 

베트남의 시간과 아프간의 시간

 

아프간 최대 미군기지에서 미군이 철군하자마자 탈레반은 빠르게 아프간을 장악했다.

이는 미국의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였다. 올해 6월 미 정보당국은 미군 철수 후 18개월은 지나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할 거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카불이 함락되는 데 걸린 시간은 미군이 바그람 기지에서 철군한 후 40일만이다.

비교하자면 아프간 상황이 베트남전보다 더욱 심각하다. 베트남전에서는 미군이 철수하고 2년이 지나서야 북베트남이 사이공을 점령했다. 주월 미대사관 헬기 탈출도 사이공이 점령될 때의 일이다. 그런데 아프간에서는 미군이 채 다 철수하기도 전에 아프간 수도 카불이 함락됐다.

 

아프간전은 미국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 미군 사망자만 2천 5백 명, 미군 직원까지 합치면 사망자는 6천 명을 넘는다. 나토도 1천 1백 명 이상이 사망했다. 아프간 정부군과 경찰은 6만 6천 명이, 아프간 민간인은 4만 7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이 아프간전에 쏟아부은 돈은 2조 달러다. 2조 달러는 미국의 부채이기 때문에 이자가 발생한다. 워싱턴 DC 인근의 조지 메이슨 대학교의 분석에 따르면 2050년까지 발생할 이자만 총 6조 5천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다.

이렇게 피해가 심각하다 보니 미국은 아프간전을 지속할 수가 없었다. 미국이 피해가 컸어도 아프간에 친미정권을 안착시켰으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아프간 정권은 탈레반에 의해 붕괴되기에 앞서 자체적으로 몰락하고 있었다.

 

여론정치와 미국의 행보

 

미국이 막대한 피해를 보면서도 아프간 전쟁을 20년이나 지속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프간에 친미정권을 수립하려는 의도였었다. 미국의 목표는 빈 라덴과 알카에다 제거, 탈레반 정권 축출만이 아니었다. 미국의 목적이 이것뿐이었다면 미국은 2011년 5월 빈 라덴이 사망했을 때 전쟁을 끝냈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그 후로도 아프간전을 지속했다.

이는 미국이 2차 목표를 갖고 있었다는 걸 시사한다. 미국의 2차 목표란 바로 아프간에 친미정권을 수립하고 안착시키는 것이었다. 미국은 20년 동안 전쟁을 지속할 만큼 2차 목표를 더 중요한 과제로 여겼다.

 

 

미국이 아프간에 친미정권을 수립하려고 한 이유는, 첫째로 아프간의 자원을 확보하고 둘째로 아프간을 미국의 전략거점으로 삼으려 했기 때문이다.

아프간 사태는 현재 주한미군 주둔상황과도 매우 비슷해질 수도 있다. 미국본토에 대한 핵위협이 지속되고 핵 제거가 되지 않는 핵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아프간 미군철수와 같은 일이 주한미군에게서도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베트남, 아프가니스탄의 사례가 존재한다. 핵심적 공통점은 "미국은 만사 귀찮아지고 피로해지면, 서둘러 평화협정으로 마무리하려 한다"는 점이다.

 

2013년 10월 3일, 미국이 북한을 향해 불가침 조약을 제안한 것 또한 이러한 차원이었음이 확인된다. 작금의 상황이 심히 우려스럽다.

 

김 · 성 · 한 <한미자유연맹 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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