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 岩 趙 · 漢 · 奭
우리는 무엇을 하건 간에 계절의 변화와 기운의 변화에 맞춰 살아야 한다. 그래야 ‘철들었다’는 말을 듣는다.
사람은 우주의 정기를 계승한 천부적 명(命)을 타고 났다. 그래서 개개인마다 각기 다른 질병으로 고생을 한다. 이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인간 게놈(genome) 연구결과로도 속속 증명되고 있다.
동양철학에서는 인간을 소우주(小宇宙)라고 하면서 우주와 인간은 하나[宇我一體]라고 보았다. 해가 뜨고 지고 달이 차고 기울면 밤낮이 바뀌고 사시사철 24절기가 어김없이 순환하는 자연 질서 가운데서 그 어느 한부분에 인간이 살고 있다.
선조들은 천지(天地) 순행의 변화[10天干과 12地支]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을 오운육기(五運六氣)라고 했다. 그래서 황제내경에서는 인체를 소우주로 보고 사람이 태어난 계절에 따라 체질이 따로따로 구분된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다.
천지가 순행의 변화가 정해져 있듯이 인간도 음양오행(陰陽五行)으로 구분되어있고, 식품도 음양오행으로 구분되어 있다. 따라서 오장육부(五臟六腑)에 따라 음식의 색깔을 맞추어 먹으면 그 장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사람들이 음식을 섭취할 때, 대체로 서양에서는 영양소와 칼로리를 따지지만, 동양에서는 그 맛과 색깔을 따진다. 우리의 음식 문화 속에는 전통적으로 전해지는 음양오행 사상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첫째, 심장(心臟)에는 쓴 맛과 붉은 색 음식이 잘 맞는다.
적색(赤色)은 오행에서 화(火) 기운에 속하며, 화(火) 기운이 인체의 ‘심장 소장(小腸) 혀’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적색 토마토에 들어있는 라이코펜(lycopene)은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심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사과의 캠페롤(kaempferol), 포도의 폴리페놀(polyphenol), 붉은 고추의 캅사이신(Capsaicin) 같은 것은 항암효과가 있다. 딸기, 감, 자몽, 대추, 구기자, 오미자 등이 있다.
둘째, 간(肝)에는 신 맛과 녹색 음식이 잘 맞는다.
녹색(綠色)은 오행에서 목(木) 기운에 속하며, 목(木) 기운이 인체의 ‘간 담 근육’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싱싱한 샐러드 녹즙 같은 녹색식품은 간 기능을 도와주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준다. 푸른 잎 엽록소 클로로핀(Chlorophyll)은 조혈작용을 도와 빈혈 예방에도 좋다. 녹색 올리브유는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LDL콜레스트롤(Cholesterol) 수치를 낮추어 준다. 시금치, 쑥갓, 케일, 시래기 등이 있다.
셋째, 위(胃)에는 단 맛과 노란색 음식이 잘 맞는다.
황색(黃色)은 토(土) 기운에 속하며, 토(土) 기운이 인체의 ‘비(脾) 위(胃) 입’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누른 빛깔 음식은 소화력 증진에 좋다. 단호박은 죽이나 찜으로 먹으면 위장 기능을 높여준다. 황적색 색소에 많은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성분은 면역력을 증진시키고 혈당 강하와 노화 방지 효과도 있다. 카레에는 항암 효과가 있다. 감귤, 오랜지, 망고 같은 과일은 비타민C의 보고이다.
넷째, 신장(腎臟)에는 짠 맛과 검은색 음식이 잘 맞는다.
검은색은 수(水) 기운에 속하며, 수(水) 기운이 인체의 ‘신장 방광(膀胱) 귀 뼈’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회복기 환자에게 검은콩과 검은깨를 먹였다. 조혈 발육 생식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았다. 검은 색소인 안토시안(Anthocyan)은 검은콩, 흑미, 깨 같은 것에 풍부하며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항산화(抗酸化) 효과가 있다. 목이버섯, 김, 오골계, 흑염소 같은 것이 있다.
다섯째, 폐(肺)에는 매운 맛과 하얀색 음식이 잘 맞는다.
하얀색은 금(金) 기운에 속하며, 금(金) 기운이 인체의 ‘폐 대장 코’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양파의 케르세틴(Quercetin)은 고혈압을 예방하며 양배추의 설포라판( sulforaphane)은 항암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도라지의 사포닌(saponin)은 기침이 좋다. 백색 체소와 감자 같은 것은 항 알레르기 항염증 기능이 탁월하다. 그 밖에 백색 식품으로 마늘, 무, 배, 연근, 고구마 같은 것이 있다.
<명상 및 치유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