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난리는 미생물의 난

- 코로나-19도 수인공통감염병
- 미생물은 인간에게 중요한 존재
- 인간문명 지속가능성 확보돼야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12월 17일 하루 1천62명 발생했다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했다. 역대 최다의 기록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은 봄, 여름, 가을을 지나 겨울철을 맞으면서 전세계적으로 감염수치의 파고를 다시 높이고 있다.

 

런던은 선술집 펍과 레스토랑을 폐쇄시키고, 네덜란드는 체육관, 영화관, 학교와 비생필품 가게들을 1월 19일까지 닫게 했다. 독일은 크리스마스 기간 전면폐쇄(lock down)에 들어갔다. 바이러스의 공격이 경제활동을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도 수인공통감염병

 

역학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천을 박쥐로 알고 있다. 중국정부의 비협조로 인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인간(獸人間)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옮겨와 감염증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한다.

 

감염병리학계에서는 인간이 농경지를 넓히기 위해 야생의 자연을 개간하면서 야생동물들과 접촉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야생동물이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도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인들은 오랜 농경생활과 인구증가로 인해서 삼림을 심하게 훼손한데다,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다루는 관습이 남아 있어서 수인공통감염병 발생잠재력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물과 사람 사이에 병원체를 교환하는 수인공통감염병은 야생동물 뿐 아니라 가축과 사람간에도 일어난다. 세계적으로 30만명의 사망자를 냈던 2009년 돼지독감의 병원체는 유럽 돼지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자 두 조각이 가미된 북미 돼지독감 바이러스였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역학자들은 야생의 물새를 A 타입 독감 바이러스의 원천으로 보고 있으므로, 2009년 돼지독감 바이러스도 야생물새로부터 유럽과 북미의 돼지를 거쳐 인간에게 옮겨온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세계에는 77억 6천 명의 인구가 200억 마리의 닭, 15억 마리의 소, 10억 마리의 양, 6억7천760만 마리의 돼지를 가축으로 기르며 살고 있다. 야생물새 몸에 붙어있는 독감바이러스가 닭과 돼지를 거쳐 사람에게 옮겨가며 감염병을 일으킬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형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하천에 서식하는 철새로부터 축산용 오리와 닭에 이르기 까지 H5N8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어서,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추이를 주시해야 할 상황이다.

 

 

미생물은 인간에게 중요한 존재

 

코로나-19 팬데믹은 인간문명으로 하여금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등 미생물 세계에 대하여 재인식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과학자들은 팬데믹 이전부터 이미 인간 몸 속 세포수보다 많은 박테리아가 인간의 장, 피부, 입에 서식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왔다. 이 박테리아군(群)에서 유익균과 유해균이 어떤 균형을 이루는지는 아직 미스테리다. 농경학자들은 흙 속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이 작물의 생장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박테리아와의 관계 속에서 영양분을 섭취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화학공업으로 만든 비료, 살충제와 제초제를 뿌려서 1950년부터 1990년까지 곡물수확량을 연 3.5 퍼센트 증가시키는 녹색혁명을 성취했지만, 1990년대부터는 그 증가율이 연 1.3 퍼센트로 뚝 떨어졌다. 살충제와 제초제로 인하여 흙 속에 사는 미생물이 제거되면서 토양의 사막화가 진행되었다. 사막화된 토양은 더 많은 비료투입 없이는 작물을 생산할 수 없고, 비료는 작물 뿐 아니라 곤충과 잡초에게도 먹이로 사용되므로, 농민들의 비료, 살충제와 제초제 투입비용은 해마다 커진다. 인간은 새로운 농경지를 얻기 위해 원시림을 개간하고,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인간세계와 접촉하며 수인공통감염병 유행 가능성을 키운다.

 

전세계 경작농가가 생산한 식량작물의 30 퍼센트는 가축사료로 소비된다. 가축은 축사에 밀집된 채 사료를 먹고 체중을 불려서 도축된다. 축산농가는 가축에게 항생제를 먹이며 밀집사육하지만, 병원성 미생물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수인공통전염병을 일으키곤 한다.

 

인간문명의 지속가능성이 걸린 문제

 

코로나 팬데믹은 인간이 미생물과 맺은 악연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금의 팬데믹이 끝나고 나서도 우리 곁에서 없어지지 않고 매년 새로운 변종을 일으키며 유행병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말고 또 다른 전염병이 겹쳐 유행할 가능성마저 적지 않다.

 

인간이 동물 뿐 아니라 미생물과도 지구 위에 공존하는 메커니즘을 재인식할 것을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언택트 기술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것으로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대비하고 있지만, 토양 사막화, 가축 밀집사육, 원시림 개간 등의 문제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우리문명 자체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임 수 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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