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간숙주, 아직도 미확인 상태

- 인체는 동물로부터 전이되는 바이러스에 취약
- 사스는 사향고양이와 오소리, 메르스는 낙타가 숙주 동물
- 코로나-19 숙주 동물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떻게 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옮겨 왔는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로부터 천산갑을 거쳐 인간을 감염시켰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추정이고 설일 뿐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작년 말 중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1백27만명의 사망자가 난 지금까지 이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한 경로에 대하여 투명하고 독립적인 조사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 뉴욕타임즈 보도팀은 보건관리, 과학자, 외교관 등 50여명을 취재하여 세계보건기구(WHO) 지휘부가 중국정부의 조사 비협조를 용인하고 있다는 증거들을 수집했다.(“In Hunt for Virus Source, W.H.O. Let China Take Charge” 11월 3일자 뉴욕타임스, A1페이지)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월 중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떤 동물로부터 인간으로 전이되었는지 조사하기 위한 연구팀을 중국에 파견했지만, 연구팀은 코로나-19 최초 감염장소로 지목되던 우한시 소재 화난생선도매시장(華南海鮮批發市場)을 방문조사하거나 초기대응에 관여한 중국당국자들에게 질문할 수 없었다. 세계보건기구 지휘부가 막후협상을 통하여 중국정부의 현지조사 제한 요구를 수용해 버렸다고 뉴욕타임스 기사는 파헤쳤다.

 

중국정부가 국제조사단의 활동범위를 규제할 수 있는 주권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방식의 주권행사는 인류를 팬데믹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코로나-19와 같이 감염성이 높고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전염병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중간숙주를 제거가 우선돼야 하는데, 중국정부가 중간숙주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신체는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어서 외부로부터 침투하는 병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면역체계에 감지되지 않는 미생물체가 신체에 침투할 때에는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밖에 없다.

 

미생물들이 동물들간의 전이를 통하여 변이되는 과정에서 인간의 면역체계를 속이고 신체에 침투할 수 있는 새로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출현할 경우 매우 위험한 보건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역학자들은 경고한다. 그렇게 인체에 침투하는 미생물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 전염력을 갖게 된다면 팬데믹을 유발할 개연성이 커지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하여 2002년 말 중국에서 발생하여 국제적으로 유행한 사스(SARS)의 경우 사향 고양이와 오소리가 중간숙주였다고 확인되었다. 중국과 대만에서 채취한 박쥐가 사스바이러스 유전자가 거의 일치하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져서, 사스 바이러스는 박쥐로부터 사향고양이와 오소리를 거쳐 사람에게 전이된 것으로 설명되었다. 당시에 중국정부는 전염병 유행을 몇 달 동안 숨긴 끝에 국제연구팀의 현지조사를 용인하여 중간숙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광동성 주민들은 사향고양이와 오소리를 먹는 습관을 갖고 있었는데, 중간숙주가 확인된 후 당국은 사향고양이와 오소리의 거래를 금지시킴으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동물로부터 인체로 침투하는 고리를 차단했다. 이후 인간 사이의 전이를 차단하기 위해 사스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격리하는 조치들이 취해지자, 사스는 세계적으로 916명의 사망자를 남기고 이듬해 여름에 종식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2012년 메르스(MERS)의 경우 중간숙주는 낙타였다. 낙타는 중동사람들이 특별히 애착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들의 생활에서 제거할 수 없었으므로 인류는 아직도 메르스 유행의 재발위험을 안고 산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중간숙주를 확인하지 못하고, 그것이 천산갑이라느니 중국의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라느니 설왕설래하고 있다. 감염경로를 확정하지 못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경로를 차단할 수 없고, 백신이나 치료제를 제조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미래에 비슷한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도 불리하다.

 

 

임 수 환 <편집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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